[시승]전동화에 날개 단 크로스오버, 테슬라 모델X

2019. 4. 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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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완성차와 다른 개념으로 접근, 오토파일럿 인상적

 테슬라의 첫 크로스오버카 '모델X'는 브랜드 내 제품군 확장자로서 의미가 크다. 주력 세단인 모델S 부품을 상당 부분 공유하면서도 다른 장르로 제품 영역이 넓어진 계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모델X에 독특한 기능과 상품성을 더 담아냈다. 여기엔 세단에서 SUV로 수요가 이동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덕분에 모델X는 모델S보다 개성 강한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었다.


 ▲디자인&상품성
 모델X의 외관은 모델S를 부풀린 듯한 모습이다. 전면부는 단순하다. 특히 엔진 냉각이 필요 없는 전기차 답게 그릴이 없다. 대신 그 흔적을 따르는 선이 그릴 자리를 채우는 그림자를 만들어 허전함을 달랜다. LED만으로 구성한 헤드램프는 요염한 고양이 눈매를 떠올린다.



 측면 실루엣은 상당히 독특하다. 개성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자동차의 비례감에서 벗어났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패스트백 스타일을 채택했지만 3열 공간 확보를 위해 그린하우스를 뒤쪽으로 밀어낸 부분이 낯설다. 때문에 BMW X6, 벤츠 GLE 쿠페 같은 쿠페형 SUV와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창 면적을 키운 점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반감한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도어 핸들이 없는 점도 특이하다. 대신 크롬 처리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린다. 무엇보다 모델X의 상징은 2열의 팔콘 윙 도어다. 버튼을 누르면 걸윙 도어처럼 위로 날갯짓하듯 열린다. 굳이 팔콘 윙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는 도어가 지붕 일부까지 한꺼번에 열리는 걸윙과 달리 중간에 경첩을 추가해 접히듯 여닫히기 때문이다. 차체 옆이나 위로 30㎝ 정도의 여유가 확보되면 열 수 있으며 사람이나 장애물을 감지하면 알아서 작동을 멈춘다.




 후면부는 패스트백으로는 비교적 세련된 느낌이다. 모델 S의 테일램프, 트렁크 패널, 범퍼를 위 아래로 늘린 형태지만 어색하지 않다. 범퍼 아래의 두툼한 플라스틱 패널을 한컷 치켜올린 것도 한 몫한다. 뒷 유리가 끝나는 부분엔 리어스포일러를 장착해 공력성능 향상 효과를 노렸다.


 실내는 모든 것이 단순하고 낯설다. 대부분의 편의기능을 센터페시아의 17인치 터치스크린에 집중하고 버튼을 최소화해서다.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은 물론 오토파일럿을 비롯한 여러 설정과 도어를 전동식으로 여닫을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일반적으로 다이얼 방식을 채택하는 공조 제어 기능도 모니터에 들어갔다. 그러나 적응이 쉬워 의외로 편하다. 아이패드와 사용자 환경이 비슷하며 해상도가 높아 보기에도 편하다. 무선 업데이트와 간단한 게임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계기판 역시 12.3인치 모니터로 이뤄져 있다. 반면에 대시보드의 다른 구성 요소는 단출하다.
 윈드쉴드는 B필러 위쪽까지 이어져 개방감이 높다. 그러나 자외선을 일부 차단하는 그라데이션을 넓게 펴 눈부심은 적다. 선바이저는 A필러에 숨겼다. 면적이 좁아 햇빛을 제대로 가릴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쓸 만하다.







 착좌감은 적응을 요구한다. 2열 좌석은 엉덩이받이와 등받이가 일체형이다. 기울기를 조절하면 상체와 하체의 각도가 같이 움직인다. 6인승의 2열은 좌석 사이에 고정식 콘솔 박스를 마련했다. 3열은 일반적인 2+2 쿠페의 뒷좌석보다 더 여유롭다. 패스트백 스타일로선 공간을 잘 뽑아냈다.


 적재공간은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처럼 앞뒤 두 곳이다. 후드 아래엔 187ℓ를 실을 수 있다. 좌석 뒤편엔 357ℓ를 기본 제공한다. 3열을 접으면 1,410ℓ, 2열을 제외하면 2,002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성능
 모델X는 차에 오르기 전부터 달릴 채비를 한다. 스마트키를 갖고 1.5m 이내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운전석 문을 열며 탑승자를 맞이한다. 여느 차와 달리 시동 버튼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칼럼식 기어 레버를 'D'에 두면 바로 달려 나갈 수 있다. 주차와 운행 파악은 계기판을 통해 알 수 있다.

 모터는 앞·뒤에 하나씩 장착했다. 앞쪽은 최고 262마력(PS), 뒤쪽은 486마력을 낼 수 있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480마력, 최대토크는 90㎏·m에 이른다. 수치만 읽으면 스포츠카다. 가속 감각 역시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덕에 재빠르게 속도를 올릴 수 있다. 0→100㎞/h 가속은 5초가 채 안 걸린다. 2.5t의 무게와 크로스오버 덩치가 무색할 정도다. 굳이 스포츠 모드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빠르다.

 파나소닉이 만든 리튬 이온 배터리 용량은 100㎾h다. 1회 충전 시 최장 468㎞를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이 워낙 커서 이동 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별로 없다. 오히려 회생제동시스템의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타력 주행에 가깝게 설정하면 자연스럽게 달릴 수 있다.


 부분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 파일럿은 베타 버전이지만 완성도가 높다. 스티어링 휠 뒤편의 크루즈 컨트롤 레버를 이용해 활성화 시킬 수 있으며 설정한 속도와 주변 교통 흐름, 차로 중앙을 따라 자연스럽게 차를 움직인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있으면 1분 안에 스티어링 휠을 잡고 가볍게 흔들라는 경고 메시지가 뜨지만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에 자신 있어 하는 이유는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승차감은 다소 아쉽다. 특히 서스펜션은 제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인상을 받았다. 파워트레인, 섀시 등 필요한 건 모두 갖췄지만 전반적인 조율을 거치지 않고 구색만 맞춘 느낌이다. 그러나 핸들링은 탑승 공간 아래 배터리 팩을 설치해 무게중심이 낮고 고루 분포돼 있어 제법이다. 이런 설정은 오히려 일반 도로보다 트랙에서 더 매력적일 것 같다.

 ▲총평
 모델X는 외관부터 주행 느낌까지 모두 낯선 차다. 처음 보는 비례감과 자세, 미니멀리즘을 강조한 실내, 미니카 같은 승차감 등 기존에 접했던 자동차와 분명한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팔콘 윙 도어 같은 요소는 신선하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봤을 때 이것이 장점만으로 떠오르진 않는다. 무게 중심과 원가가 상승하고 차체 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테슬라를 막연한 '혁신의 대명사'로 인정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테슬라는 완성차 업계의 후발주자로서 전동화 외에 다른 무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행보는 달랐을 뿐 틀렸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이젠 판도가 바뀌고 있다. 재규어, 포르쉐, 아우디, BMW, 벤츠 등 내로라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반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게임 체인저를 지향하는 경쟁자들을 테슬라가 어떻게 방어할 지 궁금하다.

 가격은 모델X 롱레인지 1억1,540만원, 루디크로스 퍼포먼스 1억3,11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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