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숨은 매력 찾기, BMW i8 로드스터

입력 2019. 3. 27. 07: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각적 즐거움 속 숨은 운전 재미
 -BMW 기술 혁신의 산물

 2013년 세상에 나온 i8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장 큰 화두였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전기파워트레인의 성능은 신선하면서도 호불호가 분명했다. BMW는 i8의 칭찬과 조언을 경청했고 개선된 차를 내놓았다. 이번에는 지붕까지 접었다 펼 수 있는 로드스터다. 쿠페에서 받았던 시선은 배가됐고 성능과 효율은 한 층 높아졌다. 무엇보다 운전 재미를 향한 BMW의 기술력은 방점을 찍는다. 

 ▲스타일&상품성
 i8 로드스터를 보고 있으면 별다른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넋 놓고 한참을 쳐다본 후에야 정신을 차린다. 그만큼 도로 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이만한 차도 없다. 더 낮아진 앞범퍼에서 시작해 부드러운 곡선을 타고 흐르는 옆모습, 바람이 통과하는 길을 따라 형상화한 뒷모습은 미래에서 온 차를 보는 듯하다.

 신형으로 오면서 제법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일반 LED보다 광도는 10배 세고, 효율은 30% 높다. 조사 거리는 최장 600m까지 늘어났다. 보닛에 뚫어놓은 공기구멍은 열이 앞유리로 타고 흐르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막혀있다. 열 배출은 휠 아치를 거쳐 차체 아래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엔진 열을 식힐 수 있는 뒤쪽 통풍구는 크기를 키웠고 오픈카 특성에 맞춰 디자인을 새로 했다. 안으로 볼록하게 들어간 형태와 넓은 유리 패널, 가운데에 붙인 로드스터 배지가 쿠페와 다른 차이점이다. 

 소프트톱은 재질이 고급스럽고 매끈하다. 면적이 작아 관리에도 용이하고 접는 과정은 단순하다. 변속레버 아래에 위치한 작은 수납함에 톱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버튼이 있다. 버튼을 15초간 누르고 있으면 시속 50㎞ 아래에서 언제든지 여닫을 수 있다. 톱은 운전석 바로 뒤 볼록 솟아있는 공간이 열리며 접혀 들어간다. 화려한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엔진은 뒤에 있고 버터플라이도어를 가졌으며 톱까지 자동으로 열려야 한다. 이 모든 요소를 구현해낸 BMW 엔지니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실내는 쿠페와 큰 차이가 없다. 운전자 중심 구조와 여러 겹으로 나뉜 대시보드,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전부 동일하다. 플라스틱 소재가 많아 고급감은 떨어지지만 태생이 다른 BMW 친환경 라인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수긍이 간다. 모양만 그럴싸했던 얇은 시트는 제법 두툼해졌고 몸을 지지하는 능력이나 가죽의 질도 좋아졌다. 쿠페에 있던 뒷좌석은 과감히 없앴다. 대신 92ℓ에 달하는 깊은 수납공간을 마련해 실용성을 높였다.

 i8 로드스터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버터플라이도어는 주차 후 문이 열리는 각도와 폭, 높이까지 고려해야 한다. 도어 안쪽에는 별도의 수납공간이 없고 문턱은 두꺼워 타고 내릴 때 멋있는 자세가 나오지는 않는다. 또 사이드미러가 작고 A필러가 누워있어 측면 시야를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수려한 생김새와 멋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요소다.
 ▲성능
 새 차에 들어간 3기통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은 쿠페와 같다. 반면 전기모터는 출력을 12마력 높여 최고 142마력을 낸다. 228마력을 발휘하는 엔진 출력이 더해져 시스템 최고출력은 370마력에 이른다. 최대토크는 58.1㎏·m 이며 0→100㎞/h 가속은 6.8초, 최고시속은 250㎞에서 제한된다. 배터리 팩의 변화는 크다. 크기는 같지만 셀 개수를 늘려 용량이 20Ah에서 34Ah로 높아졌고 에너지밀도는 7.1㎾h에서 11.6㎾h로 커졌다. 덕분에 순수 전기 모드만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32㎞에서 53㎞로 늘어났고 e드라이브 버턴을 누르면 기름 한방울 쓰지 않고 최고시속 120㎞까지 달릴 수 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나 에코 프로에 두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조용하게 질주한다. 여기에 톱을 열면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독특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지난 10일 홍콩에서 열린 포뮬러 E 경기장에서 직접 들었던 소리와 비슷하다. 윙 거리는 전기모터와 타이어 비명 소리만 주변에 울려 퍼진다. 고요하면서도 빠르게 속도를 올리고 주변 사물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대배기량 내연기관 차와 다른 전기 스포츠카가 주는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숨은 본성이 깨어난다. 사실 배기음은 생각만큼 매력이 덜하지만 강력한 터보차저 덕분에 운전이 즐겁다. 특히 새로운 스프링과 댐퍼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엉덩이 끝으로 도로 상황을 읽으면서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굽이치는 고갯길에서는 다른 차에서 경험하기 힘든 특별한 운전 재미를 전달한다. 바닥에 펼친 배터리 덕분에 무게 중심이 낮아져 앞머리를 과감하게 넣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운전자가 생각하고 반응한 대로 정직하게 움직인다.

 소프트톱을 사용해 무게를 줄이려 노력했지만 쿠페에 비해서는 60㎏ 무겁다. 지붕을 연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도어가 열릴 수 있도록 흰지를 추가했고 강성을 고려해 A필러에도 탄소섬유를 더 넣었다. 또 윈드 디플렉터 역할을 하는 뒷유리와 톱이 접히는 과정에서 몇 가지 구조물이 더해져 무게가 올랐다. 하지만 운전을 하면서 무게 증가는 거의 느끼기 힘들고 차체 강성도 쿠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날렵하고 안정적이며 때로는 짜릿함을 안겨준다.
 ▲총평
 i8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가격 대비 출력이라는 숫자에만 집중한다. 그들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가성비를 놓고 보면 기존 경쟁차와 직접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면서(CO2 배출량은 46g/㎞로 토요타 프리우스보다 낮다) 다른 차는 흉내 낼 수 없는 전기 스포츠카만의 운전 재미와 스릴을 경험하고 싶다면 i8은 매력적인 선택이 된다. 이와 함께 한 단계 진화한 i8 로드스터는 가격과 관계없이 시각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강한 인상을 준다. 궁극적으로 미래 스포츠카가 나아갈 길을 잘 보여주는 차가 BMW i8 로드스터다. 가격은 2억1,00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 한국타이어, 레드닷에서 디자인 인정받아
▶ 아우디코리아, 열한 번째 블루노트 공연 개최
▶ 람보르기니, "험로용 정통 SUV 만들 수 있다"

Copyright © 오토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