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실적 타협의 결과, 르노삼성 QM6 GDe

모클팀 입력 2019. 3. 2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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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QM6 GDe는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선택지다.

르노삼성 QM6 GDe은 솔직히 말해 단점이 많은 차량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AWD’는 옵션으로도 적용할 수 없으며 2.0L 가솔린 엔진은 144마력에 불과해 힘찬 주행은 기대할 수도 없다. 그런데 왜 이러한 구성의 QM6 GDe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화려한 수치 그 이면, 합리적 소비에 대한 답은 아닐까?

르노삼성 QM6 GDe는 말 그대로 QM6의 디젤 엔진을 내리고, 그 자리에 2.0L 가솔린 엔진과 CVT를 조합한 차량이다.

그렇기에 차량의 체격이나 구성은 기존의 QM6와 동일하다. 실제 4.675mm의 전장을 시작으로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45mm와 1,680mm이며 휠베이스는 2,705mm로 엔진 상관 없이 동일하다. 다만 AWD를 거두고 가솔린 엔진을 얹어 차량의 공차중량이 1,580kg으로 다소 가벼워졌다.

합리적으로 만나는 르노의 감성

르노삼성 QM6는 시장에서 중형 SUV로 분류된다. 흔히 중형 SUV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3천만원을 훌쩍 넘기는 가격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트림 구성에서 2천만원대를 만들긴 하지만 이는 허울에 가깝고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는 대부분이 3천만원대에서 이뤄지는 것도 사실이다. 중형 SUV라고 한다면 역시 제법 든든한 체격과 존재감을 갖춘 것이 그 특징인데, QM6 GDe는 2천만원대 중반부터 후반대 이르는 무척이나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으면, ‘싼 게 비지떡’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QM6 GDe는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세련된 감성을 드러낸다.

실제 르노의 감성과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로고가 조합된 프론트 그릴을 시작으로 유연하고 세련된 곡선의 실루엣을 앞세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C형태의 라이팅 유닛이나, 보닛 옆으로 길게 그려진 크롬 라인 등도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는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전면뿐 아니라 측면과 후면 역시 매력적이고 세련된 SUV의 감성을 드러낸다. 투박하고 강인한 느낌보다는 곡선과 적절한 균형감을 갖춘 차체의 실루엣과 이에 맞춰 구현된 측면의 도어, 펜더 라인 등을 더해 도시적인 존재의 가치를 대폭 끌어 올린다. 또 19인치 휠의 디자인도 충분히 매력적인 부분일 것이다.

후면은 SM6를 떠올리게 하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깔끔하게 다듬어진 트렁크 게이트, 그리고 크롬 피니시를 더한 바디킷을 둘러 우수한 균형감을 선사한다. 참고로 시승 차량은 르노삼성의 공식 바디킷을 두르며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끌어 올린다.

깔끔하고 매력적인 공간

합리적 존재에서 한 번 더 만족스러운 부분은 바로 실내 공간에 있다.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평이한 느낌이지만 가격적인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재와 균형감은 물론 심미성 부분에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실내 공간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아마 그 누구라도 QM6 GDe가 대중적인 SUV이라는 걸 떠올린다면 르노삼성의 패키징에 수긍하고 동의할 것이다.

요소 별로 본다면 깔끔하게 다듬어진 좌우대칭의 대시보드와 깔끔한 터치가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 그리고 그래픽 효과가 돋보이는 계기판 등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린다. 다만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블랙 하이그로시에 대한 고민은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센터페시아에는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세로로 세웠으며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물론이고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QM6의 고유한 무기인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의 혜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시승 차량은 무릇 상위 트림이 준비되는 만큼, 헤드레스트나 시트의 형태, 소재 등에서 만족감이 높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QM6 GDe는 충분히 만족스럽고, 차량의 존재감에 어울리는 공간을 제시한다. 헤드룸이나 레그룸은 충분히 중형 SUV에 걸맞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2열 공간에 대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솔직히 기본적인 시트의 느낌이나 착좌감, 그리고 레그룸과 헤드룸과 같은 수치적인 부분에서는 충분한 모습이지만 2열 엉덩이 시트가 다소 짧고, 또 2열 시트의 리클라이닝 기능이 빠져 있는 건 소비자들에게 큰 아쉬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공간의 아쉬움을 실내에서의 품질로 대체하는 것일까?

한편 QM6은 적재 공간에서도 준수한 평가를 받는다. 동급 경쟁 모델대비 완벽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형 SUV로 충분한 적재 공간을 갖췄으며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2,000L에 육박하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덕분에 봄, 여름은 물론 한 겨울의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에서도 만족감이 높아 보인다.

2.0L 가솔린 엔진과 CVT의 조합

르노삼성 QM6 GDe에게 핵심은 바로 보닛 아래에 자리한다. 기존의 디젤 엔진을 거두고 그 자리에 144마력과 20.4kg.m의 토크를 내는 2.0L 가솔린 엔진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토크를 앞세운 주행은 불가하지만 부드러움을 제시하며, 자트코 사의 CVT, ‘엑스트로닉 CVT’를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르노삼성 QM6 GDe는 11.2km(19인치 휠/타이어 기준)의 효율성을 갖췄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3km/L와 12.7km/L다.

나긋함과 상냥한 존재, QM6 GDe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QM6의 문을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승 차량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상위 트림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시트와 매력적인 공간에 대한 평가는 뒤로 하더라도 깔끔하고 세련된 감성으로 다듬어진 공간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세로로 길게 자리한 S-링크는 조금 더 손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인터페이스의 구성에서 다소 난잡함, 그리고 그래픽 표현의 아쉬움이 일부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시동을 걸면 곧바로 부드럽고 정숙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시동부터 시작되는 부드러움과 정숙성이 ‘가솔린 SUV’의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해보면 사실 아쉬움이 먼저 든다. 솔직히 말해 144마력과 20.4kg.m의 토크는 그리 인상적인 출력은 아니다. 실실적으로 주행 성능에 있어서 출력을 기반으로 하는, ‘강인하고’ 또 ‘경쾌한’ 주행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이나 아쉬움은 크지 않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보면 약간의 부밍음이 크게 들려오는 게 사실이지만, 막상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감상은 ‘의외로 경쾌하다’라는 쪽에 가깝다.

덕분에 시승 동안 순간적인 가속력은 분명 아쉽게 느껴졌으나 일상 속에서의 주행 성능에 대해 크게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디젤 SUV이 아니기 때문이겠지만, 또 디젤 SUV에서는 분명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기도 할 것이다.

QM6 GDe의 엔진과 합을 맞추는 변속기는 자트코에서 납품하는 ‘엑스트로닉’ CVT로 정해졌다. 엑스트로닉 CVT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실전’을 모두 겪은 변속기라 특별한 단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주행 상황에서 부드러운 출력 전개나 변속, 그리고 상황에 따라 기어 비를 조율해 최적의 출력을 내도록 하는 모든 과정에 있어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이 변속기가 이후 ‘SUV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효율성까지 연출하니 미워할 이유가 없다.

차량의 움직임은 전체적으로 다루기 좋고, 또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이다.

차량이 갖고 있는 힘 자체는 크지 않으나 엔진의 적용과 AWD 시스템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얻은 ‘물리적 경량화’가 이루어진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가 느끼는 차량의 무게감은 크지 않고,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도 상당히 부드럽고, 가벼운 편이라 그 만족감이 더욱 높다.

게다가 하체의 셋업 또한 SUV 특유의 롱스트로크 기반의 강인한 느낌 보다는 도심형 SUV의 감성을 확실히 드러낸다.

실제 대다수의 주행 상황에서 노면에서 차체로 흘러 들어오는 충격을 정말 세련되고 깔끔하게 억제하는 편이었다. 물론 일정 한계를 넘어가는 순간 투박한 느낌이 곧바로 드러나지만, 적어도 일상적인 주행에서 하체의 움직임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다루기 좋고, 일상적으로 쓰기 좋은 차량이라 해도 ‘가솔린 SUV’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효율성의 영역일 것이다. 하지만 시승 동안 정체 구간을 거치며 진행된 자유로 주행에서 공인 연비보다 우위를 점하는 13.5km/L의 평균 연비를 제시하는 QM6 GDe를 보고 있으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좋은점: 합리적 패키지의 명확한 매력, 부드러운 가솔린 SUV의 존재감

아쉬운점: 절대적인 부분에서의 ‘출력 갈증’

합리적 선택지의 존재감을 드러내다

이미 몇 번의 시승으로 QM6 GDe의 매력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출력의 아쉬움은 존재하지만 ‘일상에서 타기엔’ 결코 부족하거나 아쉬움이 없는 주행 성능을 갖췄고, 합리적 가격 아래 QM6에 담긴 세련된 정체성, 매력, 가치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걸 고려한다면 ‘강렬한 출력’을 제외한 그 외의 것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쓰지도 않을 출력에 열을 올리기 보다는 이런 ‘합리적 타협’은 대중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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