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승기] 현대의 매력과 현대의 아쉬움을 담은 팰리세이드 2.2d HTRAC

모클팀 입력 2019.03.20 07: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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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팰리세이드가 등장과 함께 인기다.

최근 국내 SUV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낸 소형 SUV 시장의 뒤를 이어 대형 SUV와 프리미엄 SU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 많은 브랜드들이 더욱 더 고급스러운 SUV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가 선보인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데뷔와 함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팰리세이드는 사양에 따라 반년 정도의 대기 시간이 요구될 정도이며, 수입 대형 SUV 시장 또한 팰리세이드의 등장으로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그렇다면 과연 팰리세이드는 그 인기에 걸맞은 가치를 품고 있을까? 영하의 날씨가 얄미운, 2019년 1월, 팰리세이드와 주행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2.2d HTRAC의 체격은 말 그대로 ‘대형 SUV’의 감성이 돋보인다.

4,980mm의 전장과 1,975mm의 전폭 그리고 1,750mm의 전고를 갖췄다. 이와 함께 2,900mm의 긴 휠베이스를 통해 3열 SUV의 감성을 자아낸다. 시승 차량은 2.2L 디젤 엔진과 현대의 AWD 시스템, ‘HTRAC’을 탑재해 공차 중량 1,965kg(8인승 기준)이며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소폭 가벼운 것이 인상적이다.

미국식 3열 SUV의 감성을 담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되도록 우리의 말을 쓰려고 하지만 그 의미나 감성적인 부분까지 모두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외래어 혹은, 문법에서 조금 벗어난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생긴다.

3열 SUV(3-Row SUV)라는 단어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시트가 3열로 구성된 SUV’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7인승 SUV, 8인승 SUV 등을 쓰다가 이 표현을 알게 된 후 ‘이렇게 직접적인 표현이 있나?’ 싶을 정도로 곧잘 쓰는 표현이 되었다.

팰리세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의 감성에서는 대형 SUV라는 존재가 참으로 난해하고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팰리세이드는 말 그대로 3열 SUV의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의 ‘중형 SUV’(미국 기준, 한국 기준 대형 SUV)의 감성을 고스란히 물려 받은 모습이다.

굵직하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과 묘하게 구성된 헤드라이트는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부분이다. 대형 SUV가 갖춰야 할 볼륨감은 정말 훌륭하게 표현했으나 그 디자인을 보고서는 ‘과연 현대의 디자인인가?’라는 생각이 머리와 가슴 속 한 켠에 자리했다.

측면의 모습은 3열 SUV의 체격을 잘 드러내면서도 깔끔한 마무리가 만족스럽다.

C 필러 부분에는 크롬을 덧대고, D 필러는 검은색으로 칠해 플루팅 루프처럼 구성했다. 덕분에 팰리세이드는 말 그대로 화려한 멋과 우아한 실루엣 등 좋은 요소는 모두 한 그릇에 담는 모습이다. 새로운 도전자로서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후면 역시 깔끔하게 다듬어졌고, 거대한 균형감을 잘 표현했다. 다만 헤드라이트 유닛의 디자인도 그렇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고 그렇고, 분리된 요소들이 이렇게 하나의 실루엣을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와 함께 트렁크 게이트의 현대 엠블럼이 팰리세이드의 레터링에 비해 너무 크게 느껴졌다.

시선을 끄는 공간을 만들다

현대는 예전부터 실내 공간의 여유와 패키징에 있어서는 정말 세계적인 수준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브랜드였고, 이는 팰리세이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베이지 톤의 대시보드와 우드 트림, 그리고 푸른색의 가죽이 어우러지며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다.

여기에 마치 메르세데스-벤츠의 것을 가져온 것처럼 연출된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 패널 또한 어딘가 찝찝함은 있지만 기능 및 만족감 부분에서는 확실히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우수하니 더 이상 불평을 더할 필요가 없었다.

이와 함께 센터 터널 또한 현대의 EV 및 넥소 등에서 보았던 것 같은 기분이 살짝 드는 게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한 감성 아래 미래적이고 기능적인 구성은 제법 만족스러웠다. 다만 센터터널의 소재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을 했으면 한다.

또한 베이지톤의 대시보드와 시트 사이에서 푸른색이 가미된 스티어링 휠은 정말 따로 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차라리 볼보의 스티어링 휠처럼, 과감하게 ‘메인 컬러를 활용해 스티어링 휠을 디자인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

넉넉한 휠베이스는 바탕으로 3열 모두에 여유를 더한다. 먼저 1열 공간의 경우에는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마련하고 고급스러운 시트를 통해 체형을 가리지 않고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시트는 히팅 및 통풍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더해졌으니 그 경쟁력은 더욱 높다.

2열 공간은 긴 휠베이스를 자랑하듯, 여유롭게 구성되며 시트의 만족감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와 함께 슬라이딩 범위 및 리클라이닝 범위도 상당히 큰 편이며 도어 트림에 두 개의 컵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3열 공간은 2열 시트의 위치에 따라 레그룸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의외로 레그룸이 여유로워 장거리 주행에서도 3열이 그리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와 함께 시트의 크기도 제법 큰 편이고 3열 공간을 위한 USB 포트 등이 마련된 점 또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차량이 큰 만큼 적재 공간에서도 매력이 있다. 3열을 모두 사용할 때는 당연히 적재 공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3열 시트만 접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 확보되며 2열 시트까지 모두 접을 때에는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도 쉽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공간의 형태도 깔끔해 적재 공간의 실 활용성이 상당히 높아 보였다.

4기통으로 달리는 팰리세이드

일반적인 대형 SUV, 그것도 미국식 3열 SUV라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6기통 엔진이 선봉을 담당한다. 하지만 여기는 한국 시장이다. 크고 멋진, 그리고 비싼 차량을 사고 싶어도, 결국 유지비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든 줄이고 싶은 소비자들이 있다.

이에 현대는 팰리세이드의 보닛 아래 4기통 2.2L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 출력 202마력과 45.0kg.m의 토크를 내는 이 엔진은 이미 싼타페, 제네시스 G80디젤 등에 사용된 그 디젤 엔진이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와 현대의 HTRAC를 적용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한다.

이를 통해 리터 당 12.0km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도심 11.2km/L 고속 12.6km/L *20인치 휠,타이어 기준)

약간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드라이빙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태생적인 진동이 느껴지며 디젤 엔진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진동이 아주 심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어 시프트 레버가 없는, 버튼식 방식은 다루기는 좋지만 오른손이 참 허전한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그렇게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제법 가볍게 가속하는 팰리세이드를 만날 수 있다.

202마력과 45.0kg.m의 토크가 대형 SUV에게 아주 만족스러운 출력은 아니지만 출력 전개나 차량의 무게 자체에 공을 들인 것 같은 느낌이다. 다만 이러한 가벼움 곁에는 디젤 엔진 고유의 걸걸하고 탁한 엔진 사운드가 뒤섞였다.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이 인상적일 수는 없겠지만 일상 주행을 소화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팰리세이드 2.2d를 가리켜 심장병이라 말하긴 어렵고, 또 이미 우리는 렉스턴 브랜드를 통해 대형 SUV에 작은 엔진이 별 문제되지 않음을 배운 사람들이다.

물론 고속 영역으로 접어들면 가속력이 저하되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고속 영역에서 지속적인 가속력을 원하는 사람이 팰리세이드 2.2d를 구매했다는 거 자체가 참으로 비양심적인 이야기다. 고속에서도 꾸준히 달릴 수 있는 팰리세이드를 원했다면 그에 걸맞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3.8L 가솔린 사양을 택하는 것이 옳다.

변속기는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다. 냉간, 시동 직후가 아니라면 변속 충격이나 변속에 대한 지연 등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매끄러운 변속을 이어간다. 여기에 드라이빙 모드를 바꾸더라도 모드에 따른 알맞은 변속 로직을 갖춰 주행 내내 거슬리는 모습이 없었다. 딱 일상을 위한 변속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의 움직임은 체격을 고려한다면 정말 가볍다.

대형 SUV들이 체격 대비 조향이나 조향에 대한 감각이 가볍고 경쾌한 것이 일반적인 건 사실이지만 팰리세이드는 그 중에서도 가벼운 편에 속한다. 이와 함께 주행 시의 안락함에 많은 공을 들였는지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충격을 정말 부드럽고 편안히 다듬어주고 풍절음 또한 정숙히 다듬으며 탑승자에게 최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는 없었는데, 주행을 하는 내내 차량의 앞 부분이 마치 물속에 있는 것처럼 허우적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감각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보타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고, 이런 보타가 쌓이면 쌓이는 대로 주행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게다가 그리 높지 않은 속도에서도 이런 증상이 있어 주행 품질과 감성에 의미를 두는 운전자라면 이 부분을 꼭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편 시승을 하며 팰리세이드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유로 위에서 총 35분 동안 50.4km의 거리를 달린 팰리세이드는 리터 당 17.4km라는 공인 연비 및 고속 연비 대비, 그리고 대형 SUV라는 차량의 특징 등을 고려할 때 정말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확실히 작은 엔진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좋은점: 수입 SUV를 긴장하게 만드는 합리적인 패키징

아쉬운점: 드라이빙에서 드러나는 미숙함

납득되는 팰리세이드의 인기

국내 소비자들에게 팰리세이드는 참 좋은 차량이다. 대형 SUV의 존재감과 고급스럽고 매력적인 실내 공간, 현대차 특유의 다양한 기능과 편의 장비가 더해졌고, 게다가 효율성까지 챙겨줄 수 있는 디젤 파워트레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까다로운 사람들에게는 어디에서 보았던 것 같은 기시감이나 찝찝함, 그리고 주행에서 느껴지는 미숙함이 있어, 고민할 이유는 되겠지만 그 기준을 충족시키는 다른 존재를 택하기엔 팰리세이드의 가격이 제법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렇게 팰리세이드가 대형 SUV 임에도 팔릴 이유는 충분한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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