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할인하는 쉐보레 '말리부', 재평가 필요?

이지완 기자 입력 2019. 3. 1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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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말리부 E-Turbo 주행사진_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에게 쉐보레 중형세단 말리부는 특별하다. 한창 잘나가던 2016년 한국지엠의 내수실적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환경규제 대응에 발맞춰 엔진 다운사이징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모델은 현재 낮은 판매량으로 실패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다. 지난해 철수설이 불거진 뒤로 한국지엠의 전체 판매실적이 부진하면서 말리부가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성 자체로 재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말리부 다운사이징으로 도전장

한국지엠은 지난해 11월 말리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말리부’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2016년 4월 올 뉴 말리부 출시 이후 2년7개월여 만에 새롭게 태어났다.

더 뉴 말리부에는 엔진 다운사이징이 실현된 1.35ℓ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쉐보레 말리부의 개발을 총괄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박해인 부장은 말리부의 엔진 다운사이징에 대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다운사이징은 최근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자동차업계의 트렌드 중 하나다. 엔진의 배기량이나 실린더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연비를 높이면서도 동시에 터보차저 등으로 낮은 배기량의 엔진성능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박 부장은 “다운사이징의 주요 이유는 연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각 국가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연비 규제 등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면서 고연비를 실현할 수 있는 다운사이징 엔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또 “도전을 했지만 무난한 차”라고 말리부를 평가했다. 엔진 배기량이 작아졌지만 운전자가 체감하는 주행성능이 썩 나쁘지 않아 기본은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엔진이 작아지면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말리부는 작아진 엔진에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말리부 판매량을 보면 1.35 모델이 가장 많다”는 박 부장의 말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35 E-터보 말리부는 1.35ℓ 직분사 가솔린 E-Turbo 엔진이 탑재됐다. 기존 대비 배기량이 줄었고 실린더 역시 하나 줄었다. 하지만 기존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가졌다. 고속에서의 가속감은 2ℓ 자연흡기 엔진과 맞먹을 정도다. 물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1.35 E-터보모델은 저속구간에서 떨림이나 소음 등이 확실히 인지될 정도로 존재한다.

작아진 엔진에도 성능을 준수하다. 최고출력 156마력에 최대토크 24.1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VT40 무단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연비부문에서 확실한 강점을 갖는다. 연비주행에 집중한다면 공인된 고속연비 14.9㎞/ℓ를 훌쩍 뛰어넘어 20㎞/ℓ 이상도 가능하다는 것이 한국지엠 측의 설명이다. 말리부 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는 “장거리 주행을 하기는 했지만 4명이 탄 1.35 말리부가 24k㎞/ℓ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말리부 개발총괄 박해인 부장. /사진제공=한국지엠

◆좋다는데 왜 안 팔리나요

더 뉴 말리부는 출시 당시 기대감이 컸다. 말리부는 오랜 역사를 바탕에 깔고 있는 쉐보레 브랜드의 자존심이자 상징과도 같다. 1964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말리부는 50년이 넘는 세월을 GM과 함께 했다. 국내에 처음 출시된 것은 2011년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말리부가 정점을 찍은 것은 2016년이다. 2016년은 한국계 미국인 CEO인 제임스 김 사장이 한국지엠을 진두지휘하던 시절이다. 당시 한국지엠은 200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내수판매 18만대를 돌파했다. 그해 출시된 올 뉴 말리부는 한국지엠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데 일조했다.

2016년 4월 출시된 올 뉴 말리부는 약 8개월 동안 3만6658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3.8% 성장한 수치다. 이때 한국지엠 내수판매 비중의 약 10%가 말리부였다. 소위 말해 한국지엠이 잘 나갈 때 회사를 뒷받침한 차가 말리부다. 이러한 이유로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의 성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일환으로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GM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이후 한국지엠, 쉐보레는 기피대상이 됐다. 북미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로 이름을 날린 중형급SUV 이쿼녹스가 국내에서 참패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1817대, 지난 1~2월 각각 1115대, 1075대씩 판매됐다. 3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며 신차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지엠이 연초부터 최대 수백만원에 이르는 할인 프로모션으로 고객들을 유혹했지만 역부족인 분위기다.

한국지엠은 어쩔 수 없이 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달에도 새봄, 새출발을 주제로 한국지엠은 말리부에 최대 350만원의 할인혜택을 적용하는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한 관계자는 “차는 정말 좋은데 판매가 잘 되지 않아 아쉽다”며 “지인들에게 말리부 시승이 가능한 센터를 소개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보면 말리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3호(2019년 3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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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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