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구조조정 고삐.. 생산량 16% 줄인다

이소현 2019. 3.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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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고속성장을 거듭했던 현대차와 기아차가 연간 생산량을 16%가량 줄이는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중국공장 연간 270만대 생산 규모에서 44만대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대차 베이징 1공장과 기아차 옌청 1공장이 첫 대상으로 이들의 연간 생산 규모는 각각 30만대, 14만대다. 이르면 오는 5월부터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량 감소로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생산시설 효율화를 통해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동차업계에서 수익성을 가늠하는 공장 가동률은 80% 수준인데 작년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 가동률은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판매량도 절반가량 줄었다. 2002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급성장한 현대차는 2013년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 판매 시대를 연 이후 4년 연속 양적 성장을 이뤘다. 기아차도 2014년 연간 60만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 대응 부족과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2017년 이후 연 판매량이 30~40%가량 감소해 현대차는 70만대선, 기아차는 30만대선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현지 법인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BHMC)와 둥펑위에다기아(DYK)의 매출은 2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기아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둥펑위에다기아의 지난해 매출은 4조6481억원으로 2017년(4조7711억원)보다 2.6% 감소했다. 2년 전인 2016년(9조7996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52.6%나 줄었다. 베이징현대의 지난해 매출은 11조436억원으로 2016년(20조1287억원) 대비 45.1% 감소했다.

수익성도 문제다. 둥펑위에다기아는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2730억원, 2017년 -634억원으로 2년 간 33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베이징현대는 최근 2년간 누적으로 1조 4700억원의 적자를 봤다. 다행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수익성이 절정이었던 2014년(1조9252억원)과 비교하면 99% 급감했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의 실적악화는 각 중국법인의 지분 50%를 쥐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법손익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기아차는 작년 268억원, 2017년 1365억원 손실 등 2년 연속 지분법 평가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2014년(9632억원)과 비교해 작년(375억원) 96.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중국에서의 구조조정 돌입은 과거 생산량으로 승부하던 시대가 저물고 마케팅과 미래차 시장 대응 등 비즈니스모델이 변화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찬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위원장(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은 “구조조정을 통해서 중국 공장 문을 닫는다는 위기감을 넘어서 현대차가 변화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중국공장의 구조조정이 가능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중국에서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장지대)화가 진행될 것으로도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가 구조조정의 첫발을 뗐지만, 고성장을 전제로 생산구조를 짜놨던 중국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현지에 진출한 한국 부품업체들이 문제인데 중국 토종 기업들에 판로를 확대하려고 하지만 경쟁력을 갖추려면 원가를 20% 이상 낮춰야 해 여러모로 위기”라고 전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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