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가 선사하는 환희. 렉서스 LC500h

모클팀 2019. 3. 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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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C500h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기술의 정점이다.

2017년 7월, 렉서스는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를 집약한 그랜드 쿠페 ‘렉서스 LC500h’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렉서스 코리아는 정말 소심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또 진솔하게 1년에 10대의 판매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승 차량을 운영하겠다는 태도는 렉서스 코리아가 LC500h를 통해 국내 시장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인지, 또 어떤 ‘존재’로 활용하고 싶은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2019년, 그들의 기술과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했다.

길고, 낮게, 그리고 넓게 웅크린 렉서스 LC500h는 말 그대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자 그랜드 쿠페의 존재감을 확고히 드러낸다.

4,760mm의 전장과 1,920mm의 전폭 그리고 1,345mm의 낮은 전고는 말 그대로 쿠페 고유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2,87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갖췄으니 더욱 완성도 높고, 유려한 비례를 선사한다.

컨셉을 이어 받은 LC의 존재

렉서스 LC500h는 말 그대로 컨셉 모델인 LF-LC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유려하고 매혹적인 실루엣, 그리고 지면에 낮게 깔린 그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양산 모델이 아닌, 컨셉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컨셉 모델의 공개는 물론, 실질적인 데뷔 또한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재가 아닌 미래를 그려내는 기분이다.

렉서스 LC500h는 과감하고 강렬한 디자인을 앞세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그 어떤 요소보다 명확히 드러내는 스핀들 그릴을 앞세우고, 그릴 안쪽은 섬세하게 다듬은 디테일을 더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어필한다. 여기에 최근 렉서스가 선보이고 있는 L 형태의 라이팅 구조 및 수직으로 그려진 디테일 등을 더해 미래적이면서도 세련된 전면 디자인을 구현한다.

여기에 유려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보닛을 길고 낮게 그려내며 우아한 그랜드 쿠페의 감성은 물론이고 고성능 모델에 대한 명료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실제 렉서스 LC는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리딩 외에도 모터스포츠 무대에 투입되며 그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낮게 깔린 보닛 라인으로 시작된 측면 실루엣은 A필러와 루프에서 긴장된 감성을 연출하고,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루프 패널과 이를 이어 유려한 실루엣을 선사하는 C 필러로 이어지며 우아한 자태를 드러낸다. 볼륨감을 강조한 차체와 세련된 투톤 휠, 그리고 하이브리드 엠블럼 등이 차량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후면 역시 매력적이다. 미래적인 감성이 가득 담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헤드라이트처럼 수직으로 그려진 디테일을 더해 차량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여기에 고성능 모델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바디킷 및 듀얼 머플러 팁이 눈길을 끈다. 한편 렉서스는 LC500h라는 레터링은 트렁크 게이트 중앙에 새겨 그 존재감을 명료히 전한다.

기술로 그려낸 우아한 존재

렉서스 LC500h의 실내 공간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수와 함께 진보된 기술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차분한 색의 고급스러운 가죽은 수평적인 대시보드를 구성해 실내 공간의 여유와 안정적인 공간을 연출하며 도어트림에는 드레이프 처리를 더해 그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렉서스 고유의 감성이 담겨 있는 스티어링 휠과 그랜드 쿠페의 감성을 자아내는 스포티한 감성의 시트, 그리고 차량에 마련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각종 패널들이 외형에 비해 무척 간결하고 차분히 자리한다.

전체적인 구성은 물론 세부 요소를 보더라도 무척 인상적이다.

LFA 등에서 보았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스포티한 감성의 계기판이 먼저 눈길을 끈다. 이어서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이 중심을 잡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독특한 스타일로 다듬어진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 및 각종 컨트롤 패널은 고급스러우면서도 기능적인 우수성을 드러냈다.

다만 센터터널에 위치한 터치패드의 감각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체격이 큼직한 그랜드 쿠페인 만큼 공간에 대한 여유도 매력적이다.

낮게 깔린 시트는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살리면서도 고급스러운 감촉을 선사하고, 최적의 드라이빙 포지션 및 우수한 지지력을 과시한다. 또 낮은 시트 높이 덕에 헤드룸도 넉넉하게 확보되었다. 여기에 긴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넉넉한 레그룸까지 마련했으니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2열 시트의 경우에는 풀 사이즈 시트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승차감을 고려한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독특한 점은 2열 시트 중앙에 마크 레빈슨 엠블럼이 더해진 스피커가 위치해 더욱 풍성한 사운드 경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헤드룸은 키가 170cm이 넘을 경우에는 답답함을 느낄 우려가 있을 만큼 낮은 편이다.

적재 공간은 그 용량을 따지기 보다는 존재에 만족해야 할 수준이다. 그래도 위안이라고 한다면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 정도가 우수해서 다양한 짐을 쉽게 적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백팩과 캐리백을 수용하고도 약간의 여유가 있는 것처럼 기내용 캐리어 두 개 정도는 수납이 가능해 보였다.

기술로 빚어낸 파워트레인

마치 컨셉 그대로 제작한 것 같은 렉서스 LC500h의 외형이나, 그랜드 쿠페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실내 공간도 매력 포인트지만 이 차량의 핵심은 바로 파워트레인에 있다. 강력한 전기모터에 변속기를 조합한 형태의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성능 및 효율성을 보다 끌어 올렸다.

실제 렉서스 LC500h의 보닛 아래에는 V6 3.5L 가솔린 엔진과 환산 출력 179마력을 내는 강력한 전기 모터가 조합되어 뒷바퀴를 굴린다. 이를 통해 렉서스 LC500h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초 이내의 시간에 도달하는 뛰어난 민첩성을 자랑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0.9km/L으로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손에 쥔 것을 놓지 않으려는 탐욕을 보다

무척 오랜 만의 재회를 뒤로 하고 곧바로 렉서스 LC500h의 시동을 걸었다.

전동화 모델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고요한 준비를 마주하며 새삼스럽게 렉서스 하이브리드 및, 전동화 차량 고유의 고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시트 포지션을 조율하고, 주변 시야를 확인했다. 차량이 크고, 윈도우 패널이 좁은 만큼 주행 시야가 다소 협소하지만 어려운 편은 아닐 것이다.

고성능 쿠페지만 전동화 차량인 만큼 EV 모드를 지원해 추차장을 빠져 나오는 동안에는 순수한 전기의 힘으로만 움직일 수 있었고, 지속된 고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전기모터의 힘이 워낙 우수한 만큼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전기의 힘만으로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억 중반대에 이르는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차량이자, V6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해 구성된 파워트레인을 품고 있다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359마력의 합산 출력은 다소 실망스러운 출력일지 모른다.

하지만 막상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V6 가솔린 엔진과 합을 이루는 강력한 전기 모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제원 상 정지 상태에서 5초 이내에 시속 100km를 주파할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도로에서 경험하는 가속력은 이미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짓이기면 V6 엔진의 날이 서 있는 듯한 사운드가 고스란히 유입된다. 과거의 정숙하고 고요한 렉서스를 떠올리는 이라면 귀가 따가울 정도로 날이 서 있는 만큼 구매를 고려한다면 꼭 그 사운드를 먼저 체험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변속기나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무런 토를 달 수 없다. 기본적인 주행에 방해가 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상황에 따라 최적의 주행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수동 변속 상황에서는 다운시프트 시의 구동게를 컨디션을 고려하는 것 외에는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또 그에 걸맞은 민첩한 반응과 명확한 변속감을 선사하며 드라이빙의 가치를 한층 끌어 올렸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차량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고려하여 누구라도 쉽게 다루고, 또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그 만족감을 높인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주행 모드를 바꾸면, 과격한 출력 전개와 함께 매 코너에서 후륜을 자연스레 흘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2톤 넘는 차량의 무게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조향에 따른 후륜의 추종성 또한 우수한 편이라 주행에 집중하면 차량의 크기가 잊혀질 정도로 날렵한 모습이다. 실제 전체적인 주행에 있어서 차량의 무게가 느껴지는 순간은 내린 눈이 도로 위에 쌓여 있고 내리막 구산에서의 제동이 필요한 상황 정도다.

그 외의 상황에서는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움직임을 기반으로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서 경쾌하고 민첩한 모습을 선보였다.

한편 렉서스 LC500h는 말 그대로 기술적인 우위를 점한다.

실제 LC500h에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트템 플러스는 충돌 방지 지원 시스템(PCS),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오토매틱 하이빔(AHB)의 네가지 기능을 하나의 패키지로 적용되어 전방위적인 드라이빙 상황에서의 확실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점: 잊을 수 없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아쉬운점: 시장에서의 미약한 존재감, 그리고 부담스러운 가격

변화하는 렉서스의 자화상을 만나다

과거 렉서스는 달리는 도서관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정숙하고 고요하고 그리고 부드러운 주행 성능을 뽐냈다. 하지만 최근 렉서스는 어느새 역동성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정리하고, 브랜드 라인업의 변화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렉서스 LC500h는 마치 렉서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자 하는지 표본처럼 보여주는 차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렉서스 LC500h은 향수 데뷔할 렉서스들의 기술 테스트 배드로 취급할 수 없다.

앞으로도 렉서스 LC500h는 브랜드의 단편적인 맛보기’에 지나는 존재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는 존재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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