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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토종 박스카 '쏘울', 세대별 진화를 경험하다

입력 2019.02.28 08: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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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V·MPV 장점 살린 크로스오버
 -박스카 원조 무너뜨린 장본인

 기아자동차가 2008년 출시한 쏘울은 신선도 높은 디자인을 앞세워 브랜드 아이코닉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곡선과 직선을 고루 섞은 박스형 차체는 높은 공간활용성과 개성 그 자체였고 무난한 주행성능, 고효율 역시 상품성에 기여했다. 특히 기아차는 디자인만으로도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 쏘울의 미적 감각을 강조한 타이틀과 햄스터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자극했다.

 실제 쏘울의 디자인은 글로벌에서 통했다. 2009년 국산차 최초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한데 이어 독일 iF 디자인상, 미국 IDEA 디자인상까지 휩쓸었다. 또한, 북미에선 상품성을 인정받아 2009년 진출 첫 해 3만1,621대를 시작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약 12만4,345대가 팔려나갔다. 반면, 박스카의 원조이자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던 닛산 큐브는 2010년 2만2,968대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2016년 5월 미국에서 철수했다. 또 다른 박스카인 토요타의 사이언 xB 역시 2008년까지 연 4만대 이상 판매되다 쏘울 등장으로 수요가 급감, 지난해 자취를 감췄다. 비록 국내에선 월 100대 판매에 머물었지만 지구 반대편에선 존재감을 드러냈던 셈이다. 그렇다면 쏘울은 3세대로 진화하기까지 어떤 변화 과정을 거쳤을까? 토종 박스카의 계보를 잇고 있는 쏘울 3代를 한 자리에 모아봤다.


 ▲디자인&상품성의 변화
 1세대 쏘울의 외관은 2박스 차체를 도화지 삼아 커다란 2단 헤드램프와 기아차를 상징하는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 '터스커 범퍼(Tusker bumper)'라 불리는 투톤 범퍼, 윈드쉴드와 측창이 연결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블랙 A필러, 그리고 C필러를 따라 자리잡은 리어램프를 담았다. 모두 2006년 북미오토쇼에 공개된 쏘울 컨셉트에서 가져온 요소다.

 2013년 출시된 2세대는 기아차가 2012 시카고오토쇼에 공개한 트랙스터 컨셉트의 디자인을 상당 부분 활용했다. 외관은 잔선을 없애 이전보다 담백하게 변모했다. 전면부는 불독의 얼굴을 연상케 한다. 헤드램프는 간결하게 구성했고 그릴은 형태만 남겼다. 실제 그릴 역할은 범퍼에 뚫린 거대한 흡기구가 맡는다. 그 주변은 차체 색상과 동일하게 처리해 터스크 범퍼의 흔적을 남겼다. 측면은 캐릭터라인을 단순화했고 지붕 색을 달리한 투톤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후면부는 리어램프와 유리를 연결하고 트렁크 패널을 감싸는 듯한 면 처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만들어냈다.

 3세대 쏘울 부스터는 이전보다 더욱 파격적인 변신을 단행한 결과물이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첨단 분위기를 구현한, 이른바 '하이테크(High tech)' 감성을 불어 넣었다. 위 아래로 구분한 풀 LED 헤드램프는 마치 아이언맨의 눈빛을 떠올린다. 그릴은 면적을 대폭 넓혀 전면부를 꽉 채운다. 측면도 상당한 변화를 이뤘다. 캐릭터라인은 C필러를 따라 오르던 1·2세대와 달리 후드에서 테일램프 앞까지 길게 뻗어 차체를 더 길어보이게 한다. 루프와 차체는 확실하게 나눠 투톤 색상의 당위성을 확보했다. 뒷모습은 트렁크 도어 전체를 아우른 테일램프의 주목도가 높다. 범퍼는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듀얼 머플러를 가운데로 빼내 역동적인 뒤태를 완성했다.

헤드램프의 변천사. 왼쪽부터 3,1,2세대. 세대를 거듭할수록 LED의 활용도가 높다

리어램프의 변화. 왼쪽부터 2,1,3세대.

 초대 쏘울의 실내는 좌우대칭형 대시보드를 기반으로 기하학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역시 컨셉트카에서 가져온 디자인이다. SUV와 MPV 장점을 고루 갖춘 덕분에 시야가 높고 승하차가 편하다. 무엇보다 소리의 시각화를 처음 적용한 라이팅 스피커를 빼놓을 수 없다. 이 품목은 음악 비트에 따라 붉게 점등돼 실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유행하는 간접 조명, 앰비언트 라이트의 원조로 꼽을 만하다.
1세대 쏘울의 실내

 2세대 실내는 1세대와 다른 감각을 보인다. 특히 대시보드는 곡면을 강조해 승용감각이 물씬하다. 타원형으로 바뀐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조작감을 개선했다. 플라스틱이 지배하던 대시보드는 우레탄으로 마감해 감성품질을 높였다. 라이팅 스피커는 원형을 유지했지만 보다 선명한 무지개 빛 LED 링 형태로 탈바꿈했다.
2세대 쏘울의 실내

 쏘울 부스터의 실내공간은 1세대보다 50㎜, 2세대보다 30㎜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 대시보드 구성은 2세대와 비슷하지만 섬세함을 강조해 감성품질을 극대화했다. 가장 돋보이는 품목은 10.25인치 터치스크린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큰 화면을 기반으로 사용자 환경에 중점을 둔 덕분에 가시성이 높고 다루기 편하다.
 라이팅 스피커는 사운드 무드 램프로 진화했다. 화려한 패턴과 다양한 모드를 제공해 소리의 감성적 시각화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워낙 은은하게 점등돼 낮에는 보기 힘들다. 이밖에 전방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2개의 블루투스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했다. 여느 소형 SUV보다 다양한 장치를 갖고 있어 품목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다.
쏘울 부스터의 실내

 ▲ 성능의 변화
 쏘울의 파워트레인은 생김새만큼 개성 있지 않았다. 1세대의 주력 엔진은 당시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포르테에 탑재하던 평범한 1.6ℓ 가솔린 MPI다. 최고 124마력, 최대 15.9㎏·m의 성능은 넘치지 않지만 4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무난하게 차를 움직인다. 동력계는 정비 업계에선 내구성을 인정할 정도로 고장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 감각은 차체가 가벼운 데다 통통 튀는 승차감 때문에 준중형보다 소형차를 타는 느낌이다. 그러나 차체에 비해 엔진 위치가 낮아 몸놀림이 생각보다 날렵하다.
왼쪽부터 3,2,1세대. 배기량은 모두 같지만 연료분사방식과 흡기방식이 다르다.

 2012년 부분변경부터 1.6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GDI)과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보다 높은 동력 성능과 효율을 위한 개선이었다. 최고 140마력, 최대 17.0㎏·m를 확보해 이전보다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그러나 2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치면서 제원상 출력, 토크가 소폭 낮아졌다(132마력, 16.4㎏·m). 차체 강성 향상을 위해 고장력 강판 비중을 늘렸고, 그 결과 차체 무게가 100㎏ 가량 늘어나 조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료효율도 낮아지긴 했지만 실제 달리기 성능은 손해 보지 않았다. 견고한 차체 덕분에 주행 안정성이 높아져서다. 승차감은 부드러워졌고 소음, 진동 차단 능력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차급이 한 단계 오른 느낌이다.



 쏘울 부스터는 최고 204마력, 최대 27.0㎏·m의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DCT)를 맞물렸다. 현대차 아반떼 스포츠, i30 N라인, K3 GT 등을 통해 검증받은 파워트레인이다. 가성비 높기로 소문이 자자한 스포츠 세단과 핫 해치에서 가져온 만큼 짜릿한 가속력을 보여줘 '부스터(Booster)'란 별칭이 잘 어울린다. 운전자가 언제든 한 걸음 더 빠르게 달려갈 수 있다는 믿음은 예전 쏘울에서 모자랐던 부분이다. 2.0ℓ 자연흡기를 모사한 엔진은 역동적이지만 좀처럼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성능에 맞게 주행 감각도 세련되게 달라져서다. 단단한 승차감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지만 탄탄함을 더해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노렸다. 이미 여러 차종으로부터 물려받은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은 제법 자연스럽게 선행차와 차로를 따라간다.
  ▲총평
 모든 제품은 분야를 막론하고 시간과 소비자 요구에 따라 보다 높은 상품성을 갖추고 등장하기 마련이다. 쏘울 역시 3세대에 이르기까지 양질의 향상을 도모해왔다. 독창적인 디자인 외에 연결성과 안전성, 이젠 역동성까지 갖추게 됐다.

 쏘울은 이제 박스카에서 벗어나 SUV에 도전하려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완성차 회사가 주목하고 경쟁하는 치열한 시장이다. 쏘울이 3대째 잇고 있는 유산을 바탕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쏘울 부스터의 가격은 1,914만~2,346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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