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오전 11시45분,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멈췄다

부산=김남이 기자 2019. 2. 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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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11시45분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멈췄다.

평소라면 이른 점심을 먹은 1000여명의 주간조 근무자들이 작업을 시작해야 할 시간.

오전 7시에 근무를 시작한 주간조는 이날 오후 3시45분까지 작업을 해야 하지만 노동조합의 부분파업 결정에 따라 후반부 4시간 일손을 멈추고 퇴근했다.

부산공장을 총괄하는 이기인 르노삼성 제조본부장 부사장은 "르노삼성이 생긴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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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공장, 후진하는 車산업]①총 34번, 128시간 부분파업.."르노삼성 설립 후 최대 위기"
지난 15일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내부의 모습. 평소 근무시간이지만 이날 회사측의 임단협 제시안에 반발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공장은 텅 비어있었다. 부산공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총 34번, 128시간 공장이 멈췄다. 사진 전면에 올 9월 위탁생산이 종료되는 닛산 '로그'가 보인다./사진=김남이 기자

지난 15일 오전 11시45분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멈췄다. 평소라면 이른 점심을 먹은 1000여명의 주간조 근무자들이 작업을 시작해야 할 시간. 그러나 공장엔 아무도 없었다.

작업 소음으로 가득해야 할 공장 내부가 텅 비어 있었다. 적막감에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잘 정리된 공구와 탈의실의 근무복이 주인을 애처롭게 기다렸다.

오전 7시에 근무를 시작한 주간조는 이날 오후 3시45분까지 작업을 해야 하지만 노동조합의 부분파업 결정에 따라 후반부 4시간 일손을 멈추고 퇴근했다. 야간조 근로자는 오후 8시30부터 4시간 동안 파업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부분파업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총 34번, 128시간 공장이 멈췄다. 1998년 공장 설립 후 최대 위기다. 파업이 이렇게 길어진 적은 없다. 부산공장을 총괄하는 이기인 르노삼성 제조본부장 부사장은 "르노삼성이 생긴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1시간에 60여대를 만드는 르노공장의 생산성을 감안하면 약 7680대의 생산에 차질을 입었다. 회사는 총 1317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한다. 파업의 영향을 협력사까지 확대하면 손실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공장에는 르노삼성이 위탁생산하는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가 곳곳에 있었다. ‘로그’는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47.1%)을 차지한다. 부산공장은 7종의 차종을 혼류 생산하며 지난해 총 22만7577대를 생산했다.

지난 15일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내부의 모습. 평소 근무시간이지만 이날 회사측의 임단협 제시안에 반발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공장은 텅 비어있었다. 부산공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총 34번, 128시간 공장이 멈췄다. /사진=김남이 기자

부분파업의 직접적인 원인은 노사 간의 임단협 미타결이다. 하지만 ‘로그’의 생산 종료일이 9월로 다가오면서, 후속 차량에 배정의 실타래가 엉켰다.

부산공장 내부의 일이 아니라 ‘로그’를 생산하는 일본 닛산 큐슈공장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이 부사장은 "큐슈공장이 원가 투입 면에서 부산공장보다 26% 더 싸다"며 "그나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원가차이를 상쇄했는데, 최근 미국에서 차량에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후속 물량 배정을 위해 임금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측과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노측의 입장이 팽팽하다. 이 부사장은 "임단협 타결이 늦어지면서 신형 ‘로그’ 배정은 이미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후속 물량을 받지 못하면 2교대를 1교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내부의 모습. 평소 근무시간이지만 이날 회사측의 임단협 제시안에 반발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공장은 텅 비어있었다. 부산공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총 34번, 128시간 공장이 멈췄다./사진=김남이 기자

르노삼성 문제는 부산 지역 전체의 일이다. 부산공장은 부산·경남 지역 협력사 2만3000여명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 협력사 매출은 2017년 기준 1조3791억원 규모다. 르노삼성이 흔들리면 부산경제가 휘청인다.

노조는 회사가 후속 물량 배정을 볼모로 협상에 제대로 임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주재정 르노삼성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회사는 임협 때 마다 후속 물량으로 근로자들을 겁주고 있다"며 "‘양치기 소년’과 같은 모습을 계속 보이면 투쟁의 강도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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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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