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이빔]우버는 자동차를 만들고 싶은가

입력 2019.02.08 09:35 수정 2019.02.17 17: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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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빌리티 기업, 자동차 간접 제조 원해

 중국의 최대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인 디디추싱이 폭스바겐 및 베이징차(BAIC)와 합작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베이징차와는 신에너지, 쉽게 보면 배터리 기반의 커넥티드카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되 지난해 손잡은 폭스바겐과는 모빌리티사업에 필요한 이동수단을 공급받기 위해서다.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과 전통적 개념의 이동수단 제조사가 손잡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물론 이런 예측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우버 또는 디디추싱의 경우 이동수단 호출앱 기반의 '온디맨드'사업 구조여서 이동이 필요한 사람과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여기서 호출앱 사업의 맹점은 자체적인 오프라인 공급망이 없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호출앱이 등장해 보다 싸고 편리한 서비스로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하면 공급자는 여러 앱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주는 쪽의 호출을 받으면 그만이다. 누가 만든 앱이든 관계없이 이동요금에서 수수료를 적게 가져가는 쪽으로 서비스를 집중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플랫폼 사업자와 오프라인 공급자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우버와 같은 기업은 끊임없이 자가용으로 승차공유를 하겠다는 사람이 밀려와 현재는 힘의 논리에서 우위에 있지만 규제 등으로 공급이 한정되거나 자가용의 감가비용조차 건지지 못할 만큼 서비스 제공자의 수익이 떨어지면 돈 벌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감소해 공급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앱을 통해 자가용을 호출하는 사람 입장에선 차가 오지 않으니 다른 호출앱쪽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우버, 디디추싱과 같은 모빌리티기업은 미래에 완성차 제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내연기관이 아니라 EV를 주목한다. 이는 에너지 및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한 만큼 동일 요금을 받는다면 원가절감에 따른 수익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우버 전용 제품을 판매하고 이들이 공급자가 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우버 또는 디디추싱이 합작사 등을 통해 3,000만 원짜리 전기차를 판다. 소비자는 초기 '0'원으로 차를 살 수 있다. 대신 할부금을 내려면 우버 파트너로 활동하고 수익을 우버가 할부금으로 가져간다. 열심히 활동해 할부금 이상의 수익을 내면 우버의 파트너 것이 되지만 이 경우는 거의 택시 도급제와 같은 전업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개인생활도 하면서 할부금을 모두 갚으려면 오랜 시간 우버 파트너로 일해야 한다. 전기차를 구입해 자가용과 카풀 용도를 병행하지만 결국은 우버 파트너가 돼야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들은 우버의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는 탄탄한 오프라인 공급망이 된다.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공급망의 중요성은 최근 한국에서 카카오택시를 통해 명확히 나타난 바 있다. 1,30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에 설치한 카카오택시 호출앱은 국민들에게 편리함을 안겨줬다. 그리고 전국 25만 대의 택시는 호출을 받는 즉시 이동하며 수익면에서 보탬이 됐다. 그러나 카카오가 택시의 경쟁모델인 카풀을 하겠다고 나서자 택시업계는 여기에 반발해 카카오택시 호출을 거절하고 SKT의 티맵 호출을 받았다.

 그 결과 카카오택시 호출 응답률이 떨어진 반면 SKT 티맵 이용자는 늘었다. 소비자로선 카카오택시든 티맵택시든 잘 잡히는 쪽을 이용했고, 서비스 공급자가 티맵 호출에 적극 대응했으니 이동했을 뿐이다. 제아무리 카카오택시앱을 설치한 이용자가 많아도 공급망이 이동 서비스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으면 모빌리티기업의 생존이 어렵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디디추싱이나 우버 등이 자동차 제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려는 이유도 결국 이동 서비스에서 공급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다. 단순히 이동수단의 중개 연결에만 매달릴 경우 거대 자동차회사가 전열을 가다듬고 이미 판매한 제품을 공급망 삼아 카풀시장을 공략하면 우버와 같은 기업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은 다양한 이동수단 보유자가 모두 우버의 파트너여서 모빌리티기업이 이동 서비스 시장을 선점했지만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모빌리티시장은 크게 세 가지 축이 맞물리며 발전하기 마련이다. 먼저 자동차회사는 다양한 형태의 이동수단을 만들어 모빌리티 판매사업에 집중한다. 우버와 같은 이동 서비스 중개사업자는 안정적인 이동 서비스 공급자 확보를 위해 이동수단 제조를 자동차회사에 위탁하고, 이동 서비스 제공자는 전용으로 만든 이동수단을 구입해 자가용과 우버용을 혼용하며 이동수단의 가치 하락을 최소화 한다. 이익의 종류로 보면 제조사는 판매수익, 우버는 운용수익, 서비스 제공자(자가용)는 운행수익으로 '윈-윈'하는 형국이다.

 결국 모빌리티사업의 본질은 이동의 효율 증대이고, 여기서 이익은 손실 방지로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손실은 이동수단이 멈춰서 있는 시간과 이동수단 공간의 점유율이 결정짓는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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