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현대차, 쇄신 작업은 언제쯤?

김준 선임기자 2018. 10.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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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루크 동커볼케 대기아차 디자인담당. 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차는 29일 고성능사업부장인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제품과 디자인, 미래 신기술 등 주요 부문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 3분기 현대·기아차의 ‘실적 쇼크’가 부품 하자 등에서 비롯된 만큼 품질 관리에 대한 재점검과 관련 조직 쇄신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된 쉬미에라 부사장은 BMW M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으로 지난 3월 현대차에 합류했다. 그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으며, i30N 등 고성능 모델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자인 최고책임자 자리인 디자인담당에는 현대디자인센터장인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임명됐다. 동거볼케 부사장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현대·기아차 디자인을 총괄하면서 차세대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개발하는 일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스타일링담당인 이상엽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현대디자인센터장으로, 현대차 프레스티지디자인실장인 주병철 이사는 상무로 승진, 기아스타일링담당에 앉았다.

현대·기아차는 미래 신기술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이와 관련한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직속의 연료전지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연료전지개발실장 김세훈 상무를 신임 사업부장에 임명했다. 투싼ix와 넥쏘 등 수소전기차 개발을 담당해온 김 상무는 앞으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에 대비하게 된다.

그룹 차원의 미래 모빌리티 시장 대응을 위해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인공지능(AI)을 전담할 별도 조직인 ‘에어 랩(AIR Lab·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Lab)’도 신설했다. AIR 랩은 생산 효율화, 프로세스 효율화, 고객경험 혁신, 미래차량 개발, 모빌리티 서비스, 서비스 비즈니스 등 현대차그룹의 ‘6대 AI 전략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AIR 랩을 총괄할 인물로는 AI 분야 전문가인 김정희 이사를 영입했다. 김 이사는 지난해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2025 기술주역’에 선정된 바 있다. 최근까지 네이버랩스의 인텔리전스그룹 리더로 근무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지난 7월부터 진행해온 글로벌 현장 중심의 조직 개편 연장선에서 러시아권역본부를 새로 설립했다.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현 러시아생산법인(HMMR)장 이영택 전무를, 기아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현 러시아판매법인장 정원정 이사를 각각 임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각사 특성에 맞춘 권역본부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글로벌 자율경영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전 상품전략본부장인 박수남 부사장과 북미권역본부 산하 미국판매법인(HMA)장 이경수 부사장은 자문으로 위촉됐다.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가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만큼 이번 인사 때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인사도 단행했어야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부품 결함에 따른 리콜, 에어백 제어기 리콜,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6.0% 감소한 28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라는 최악의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이번 실적 부진이 부품 결함과 진단 관련 비용의 과다 지출로 발생한 만큼, 기술 및 품질 관련 조직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실적이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조직 쇄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환율이나 해외 자동차 시장 환경 변화 등을 실적 악화의 핑계로 내세우기보다는 현대차 내부의 문제점을 살펴봐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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