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GM 이쿼녹스·르노 클리오, 판매부진 이유 있네

진상훈 기자 입력 2018.10.16 06:02 댓글 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한국GM 이쿼녹스와 르노 클리오 등 올해 외국계 완성차업체들이 출시한 신차들이 저조한 판매실적에 허덕이고 있다. 이쿼녹스와 클리오는 해외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국내로 수입해 판매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모델이다.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전시된 한국GM 이쿼녹스/한국GM 제공

한국GM과 르노삼성은 해외시장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는 점을 들어 이들 제품이 부진한 국내 판매를 회복시킬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대 이하의 판매실적에 난감한 분위기다.

지난 2015년 출시된 한국GM의 대형세단 임팔라 등 앞서 나온 OEM 모델들도 국내 시장에서 눈에 띌 만한 성적표를 남기지 못했다. 이쿼녹스, 클리오 역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무늬만 국산차’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자동차 업계의 속설이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다.

◇ 이쿼녹스, 4개월 판매대수 858대…클리오도 목표치 절반 못 채워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시된 한국GM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는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총 858대가 판매됐다. 한국GM은 출시 당시 이쿼녹스의 월 판매목표를 1000대로 잡았지만, 지난 4개월간 월 평균 판매량은 5분의 1 수준인 200여대에 그쳤다.

국내 출시된 이쿼녹스는 지난해 완전변경을 거친 3세대 모델로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대형세단 임팔라와 스포츠카 카마로, 친환경차인 볼트와 순수 전기차 볼트EV에 이어 다섯번째로 나온 OEM 수입차다.

르노 클리오/르노삼성 제공

이쿼녹스는 출시 첫달인 6월에 385대가 판매됐지만, 이후 7월 191대, 8월 97대로 판매량이 매달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파격적인 할인정책 등의 영향으로 반등 기대감이 컸지만, 실제 판매량은 185대에 불과했다.

이쿼녹스에 앞서 지난 5월 출시된 르노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클리오는 출시 후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2371대가 팔렸다. 르노삼성 역시 클리오의 월 판매목표를 1000대로 제시했지만, 지금껏 보여준 성적은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월 평균 490여대 수준이다.

터키 부르사 공장에서 제작되는 클리오는 소형 SUV인 QM3, 소형 전기차 트위지에 이어 르노삼성이 세번째로 선보인 OEM 수입차다. 국내에서 출시된 클리오는 2012년부터 판매 중인 4세대 모델이다. 르노삼성은 클리오가 20여년간 유럽 시장을 주름잡은 스테디셀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르노의 엠블럼까지 적용했지만, 국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 가격 논란에 예견된 실패…국산 소비자 취향 반영 어렵다는 지적도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당초 기대를 모았던 이쿼녹스와 클리오가 처참할 정도로 실패한데 대해 출시 초반부터 줄곧 제기돼 온 가격 논란이 주된 이유였다고 분석한다.

이쿼녹스의 내부 이미지/진상훈 기자

이쿼녹스는 LS 트림이 2987만원, LT 트림은 3451만원, 프리미어 트림은 3892만원에 각각 출시됐다.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가 결합된 전자식 AWD 시스템을 선택하면 200만원이 더 붙는다.

올 초 출시돼 국내 중형 SUV 시장을 석권한 현대자동차(005380)신형 싼타페의 디젤 2.0 모델 가격은 2895만원부터 3635만원이다. 신형 싼타페의 경우 지능형 주행안전기술(ADAS)이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등 안전·편의사양도 확대됐다. 게다가 신형 싼타페는 전고 4770mm, 전폭 1890mm, 축거 2765mm로 설계돼 전고 4650mm, 전폭 1845mm, 축거 2725mm인 이쿼녹스에 비해 차체가 훨씬 크다.

한국GM은 동일한 옵션을 적용할 경우 국내 출시된 이쿼녹스가 미국보다 약 300만원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더 큰 차체에 여러 안전·편의사양을 갖추고 이쿼녹스에 비해 100만원~300만원 저렴한 신형 싼타페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클리오도 출시 후 줄곧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 클리오는 젠(ZEN) 트림이 1990만원, 인텐스(INTENS) 트림이 2320만원으로 각각 출시됐다. 이는 소형 SUV인 현대차 코나, 쌍용차 티볼리와 비슷한 가격대다. 코나, 티볼리가 공간 활용성이 큰 SUV 모델이고 출력과 토크도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가격으로 클리오가 국내에서 안착하기는 무리였다는 평가가 많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클리오의 경우 국내에서 소형 해치백에 대한 수요 자체가 적은 점도 판매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OEM 모델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 사양을 신속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르노 마스터/르노삼성 제공

이쿼녹스, 클리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GM과 르노삼성은 OEM 모델의 비중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최근 현대차 포터 등과 경쟁할 소형 상용차 마스터를 국내에 선보였다. 마스터는 프랑스 바틸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르노그룹의 주력 상용차로 국내에서는 2900만원~3100만원에 각각 판매된다. 이는 1500만원~2000만원에 판매되는 포터에 비해 트림별로 1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한국GM은 대형 SUV인 트래버스와 함께 내년부터 북미 시장에서 판매될 중형 SUV 블레이저, 픽업트럭 콜로라드 등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딜러들의 신규 모델 도입 요구가 늘었다"며 "경쟁사들의 신차 출시 시기와 가격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이 시각 추천뉴스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