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비명이 절로 나오는 괴물같은 성능..테슬라 모델S

입력 2018. 5. 19. 08:27 수정 2018. 5. 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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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초 제로백 시현하자…롤러코스터 탄 기분
- 내연기관차보다 힘 달리는 느낌 없어…부드러운 주행질감 일품
- 딱딱한 승차감 아쉬워…배터리 충전소 확충은 ‘숙제’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금까지 시승한 차량 가운데 어떤 모델이 가장 빨랐어요?”

본격적인 시승 전 차량에 대한 설명차 운전대를 잡은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의 질문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 동안 시승했던 고성능 차량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막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여는 찰나, 기자의 입에서 나간 것은 ‘말’이 아닌 단말마의 비명이었다.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가 예고도 없이 풀악셀을 밟으며 차량이 순식간에 앞으로 ‘튕기듯’ 달려나간 탓이었다. 마치 자동차가 아닌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2.7초에 불과한 테슬라 모델S P100D의 ‘괴물같은 성능’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테슬라 모델S P100D 전면부


테슬라 모델S P100D 측면부

기자는 지난 2일 테슬라 모델S P100D의 운전대를 잡고 서울 서초~경기도 하남 일대를 누비는 기회를 가졌다.

모델S 외관 디자인에 대한 첫 인상은 ‘콘셉트카 같다’였다.

납작하면서 곡선과 직선이 잘 어우러진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해 도로 위가 아닌 모터쇼 전시장이 더 잘 어울릴 법 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차량 전면부에 박힌 테슬라의 T자 로고가 준대형이라는 차급에 비해 너무 작게 느껴져 아쉬웠다. 역동성을 한껏 강조한 전면과 측면부와 달리 후면 디자인이 다소 정적으로 느껴지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모델S P100D의 자동차 모양 스마트키

자동차 모양의 스마트키를 가볍게 누르자 자동차에 밀착돼 있던 손잡이가 응답하듯 밖으로 튀어나오는 건 무척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차량의 경우 잠금장치가 문 안쪽에 위치해 차량이 잠겼는지 여부를 한 눈에 확인하기 어렵다면, 모델S는 손잡이의 개폐로 이를 손쉽게 구분할 수 있어 편했다.

자동차 모양의 스마트키 본네트 부분을 누르면 실제 본네트가 열리는 등 직관적이면서 위트있는 스마트키 조작 방식도 흥미로웠다.

콘셉트카 같다는 느낌은 내부 디자인에서도 이어졌다.

부들부들한 질감의 스웨이드로 대시보드를 입힌 점이나, 센터페시아의 17인치 디스플레이 등은 기존의 차들에서 보기 힘든 문법으로 구성돼 독특한 느낌을 자아냈다. 다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지나치게 큰 점은 디자인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느껴지기도 해 호불호가 갈릴 듯 보였다. 

모델S P100D 충전 중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떠오르는 화면


모델S P100D 주행 중 루디클로스 모드를 설정하면, ‘엄마에게 물어보겠느냐’는 위트있는 내용의 화면이 떠오른다.

아울러 주행에 돌입해서야 확인한 사실이지만 차량에 적용된 내비게이션이 ‘과속 단속 구간’을 알려주지 않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점도 ‘옥의 티’였다.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자 시동이 걸린줄도 모르게 소리 소문없이 계기판에 불이 들어왔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나 볼 법한 기어 레버를 사용해 드라이브 모드로 바꿨다. 차는 조용히 앞으로 나아갔다. 커다란 휠베이스가 다소 무겁고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통해 휠베이스의 무게를 낮추자 이내 불편함은 사라졌다.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의 시범 주행에서는 2.7초 제로백을 중점적으로 체험했다면, 단독 시승에서는 일상 주행 성능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P100D는 루디클로스(Ludicrous) 모드로 바꿀 시 제로백 2.7초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엔진 온도가 50도 이상까지 올라갈 시에는 루디클로스 플러스 모드로 전환돼 2.4초의 제로백까지 느낄 수 있다. 한국의 복잡한 시내 도로 사정, 정지 후 급출발이 어려운 고속도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이를 평상시 활용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고성능 후륜 모터와 고효율 전륜 모터가 결합된 P100D는 최고 속력이 250㎞/h,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620마력, 98㎏ㆍm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전기차임에도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외려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감을 바탕으로 운전의 재미를 높여줬다. 정확도 높은 오토파일럿(자율주행 보조시스템) 기능도 정체 구간에서 제법 쏠쏠하게 활용했다.

다소 딱딱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중시 여기는 기자에겐 아쉬운 부분이었다. 준대형 차급에서 기대할 만한 승차감보다는 스포츠 세단의 하드한 승차감에 더 가까웠다.

생각보다 배터리 소모량이 많은 점도 당혹스러웠다. 1회 충전에도 약 424㎞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루디클로스 모드와 급가속, 급정거 등을 반복한 탓이었는지 배터리는 약 5시간 만에 100%에서 80%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 중간에 한 대형 쇼핑몰의 완속충전소를 찾아 30분 가량 충전했지만, 배터리는 2% 남짓 차는 데 그쳤다. 소비자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선 배터리 충전소 확충이 과제인 듯 싶었다.

모델S P100D의 가격은 1억7730만원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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