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 '르반떼 S', 생긴대로 야성미 넘치는 맹수

최은주 2017. 12. 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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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본토인 유럽을 비롯해 미국, 중국에서 마세라티의 부진 소식이 들려와도 한국 시장은 다르다. 올해 연간 판매량 2000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억 원대의 엔트리 세단 ‘기블리’와 브랜드 첫 SUV ‘르반떼’의 활약 덕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에서 판매된 마세라티의 40%는 기블리였으며, 나머지 60% 중 40%를 르반떼가 차지했다. 내수 시장에서 마세라티의 성장을 쌍끌이 하고 있는 두 모델 중 르반떼를 만나봤다.

르반떼도 마세라티의 듀얼 트림 전략을 따라 그란루소와 그란스포트 두가지로 운영된다. 두 트림모두 르반떼의 전 파워트레인 선택이 가능하며, 각 트림은 고유한 외관과 내부 디자인으로 구분된다. 시승차는 르반떼S(이하, 르반떼)의 그란루소 트림 2018년형 모델로 준비됐다. 도심과 고속도로, 일반도로를 오가며 약 1100km를 달렸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기블리, 콰트로포르테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르반떼는 디자인 또한 다른 모델들에 적용된 브랜드언어를 따르고 있다. 한눈에 르반떼의 소속을 알 수 있다. 세단에서도 두드러지는 삼지창 엠블럼과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5m의 차체(전장 5005mm)에서 더욱 위용이 넘친다. 르반떼의 그릴은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앞뒤 둥근 펜더는 특유의 부피감으로 르반떼의 존재감을 배가한다. 굵은 라인이 들어간 보닛이 앞 펜더보다 낮게 위치해 강인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한다. 1680mm의 낮은 전고와 쿠페형 루프 라인도 역동성을 부여하는데 한 몫 한다. 고양이 눈 같이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는 날렵한 인상을 준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측면에서 바라본 르반떼는 맹수의 대가리를 떠오르게 한다. 눈 앞의 먹이감을 노리고 있는 듯 야성미가 넘친다. 화려한 전면부, 강렬한 측면과 달리 후면부는 힘을 뺀 느낌이다. 차체의 굴곡을 달리했을 뿐 중앙의 크롬 장식과 커다란 테일램프는 차체를 넓어 보이게만 한다.

그란루소 트림은 전면부의 메탈 마감 스키드 플레이트와 루프레일, 오른쪽 펜더에 부착된 그란루소 로고, 차량 색상과 동일한 사이드 스커트, 검은색 브레이크 캘리버, 21인치 Anteo 알로이 휠(르반떼 S그란루소) 등이 특징이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실내는 트림 콘셉트에 따라 고급스러움이 주를 이룬다. 색상과 재질을 달리한 가죽과 나무 마감은 럭셔리 감성을 자극한다. 8.4인치 디스플레이와 중앙 콘솔의 각종 버튼들은 편의성을 높였다. 특이하게 엔진 시동 버튼이 스티어링휠 왼쪽에 위치해 있다.

앞뒤로 170c m 이상의 성인이 탑승할 경우 뒷좌석의 레그룸과 헤드룸은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이 확보된다. 르반떼의 휠베이스는 3004mm다. 무엇보다 시트의 열선이 찜질방 수준이다. 절절 끓는다. 추운 겨울에도 금새 달궈진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동력계는 3리터 V6 트위 터보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대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2kg.m, 최고 속도 264km/h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5.2초가 소요된다.

르반떼와의 동행은 도심보다 고속도로가 훨씬 즐거웠다. 엑셀레이터 페달(이하, 엑셀)은 기민하고, 브레이크 페달(이하, 브레이크)은 단호하다. 발의 수고 없이도 빠른 가속과 감속이 가능하다. 엑셀은 살짝 자극해도 시속 100km를 주파한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고성능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최첨단 제동 시스템이 탑재된 브레이크는 저속 주행 시 너무 예민하게 다가온다. 주변에서 알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콱콱 선다. 엄한 모습에 불편하기까지 하다. 대신 고속에서는 확실하게 속도를 줄여준다.

고속으로 주행하면 보닛이 저절로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속도에 맞춰 차체의 높이를 조정하는 에어 서스펜션의 공기압축 시스템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운전자가 때에 따라 주행 모드를 변경해 설정할 수도 있지만, 차가 알아서 제어하기도 한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다만, 고속 안정성이 뛰어나 체감 속도와 실제 속도의 격차가 커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에어 서스펜션은 최저 높이75mm에서 최고 높이 85mm까지 주차, 스포츠(+), 오프로드 등 모드에 따라 총 6단계의 차체 높이를 제공한다.

르반떼는 외부 유입 소음을 잘 막는 만큼, 마세라티 고유의 배기음도 차단한다. 배기음의 변화를 느낄 수는 있으나, 주행 감성을 마구 자극할 정도는 아니다. 가솔린 엔진 시스템은 공기압 밸브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시그니처 엔진음을 낸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배기 밸브를 활짝 열어 배기 가스를 최단 거리로 내뿜는다. 엔진의 성능을 최적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엔진음을 울려 퍼지게 한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마세라티는 포르쉐에 이어 비교적 이른 시점에 럭셔리 SUV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벤틀리가 첫 SUV ‘벤테이가’를 선보인데 이어,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도 SUV 모델 출시를 예고한 만큼 해당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르반떼S 그란루소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 6590만 원이다.
[사진촬영=최은주 객원기자]

[디지털뉴스국 최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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