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고급장치로 아빠들 유혹하는 미니밴, 혼다 신형 오딧세이

김정훈 입력 2017. 11. 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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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슬라이드 시트, 3열 폴딩시트 공간 활용에 좋아
캐빈와치·캐빈토크·진공청소기 등 국내 최초 기능 돋보여
카니발 장점인 고속도 버스전용차로 이용은 불가
경기도 포천 라빈느 카페 앞에 있는 오딧세이.


일본 혼다자동차의 오딧세이는 북미 지역에서 인기 있는 미니밴이다. 미국에선 월 평균 1만대씩, 한 해 12만대가량 팔려나간다. 도요타 시에나와 함께 미니밴을 찾는 미 소비자들에게 '패밀리카'(가족형차)로 사랑받고 있다. 한국에서 기아자동차 카니발이 꾸준히 잘 팔리는 것처럼 북미 시장에선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오딧세이는 혼다가 1994년 북미 전용 모델로 첫 선을 보였다. 2012년 말 혼다코리아가 국내 처음 소개했으며 지난달 5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첨단 기능과 장치를 무장하고 내외관 디자인을 한껏 고급스럽게 치장하고 돌아왔다. 

신차에 대한 고객 반응이 궁금해 혼다자동차에 초기 주문량을 물어봤다. 신범준 혼다코리아 홍보실장은 "지금까지 450여 대 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계획했던 물량보다 초반 주문이 훨씬 많다"며 "적어도 한 달에 100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3열 시트 모습을 운전석 모니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캐빈 워치.


지난 24일 신형 오딧세이를 직접 운전해 경기도 포천을 다녀왔다. 3.5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어서 주행 정숙함이 돋보였다. 가속시 스트레스 없이 속도가 붙었고 구리포천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바깥 소음이 잘 차단됐다. 동급 최대인 19인치 알로이 휠에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장착해 주행 안전성을 끌어올렸다. 제원상 성능은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m으로 4세대(257마력, 35.4㎏·m)보다 개선됐다. 

미니밴 특성상 주행 성능이나 연료 효율보단 다양한 기능이 눈에 더 들어왔다. 운전하면서 실내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국내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기술이 많이 보였다. '캐빈와치(Cabin Watch)'와 '캐빈토크(Cabin Talk)'가 대표적. 대시보드 상단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에서 캐빈와치 기능을 찾아 누르면 2~3열 시트가 모니터 안에 들어왔다. 캐빈토크는 무선 마이크 기능이 탑재돼 운전석에서 말을 했더니 뒷좌석 스피커에서 음성이 들렸다. 

스마트폰에 나오는 영상을 2열 상단 모니터 화면으로 볼 수 있다.


2열 상단에는 10.2인치 모니터가 달렸다. 아이폰을 연결해 유튜브 동영상을 클릭했더니 모니터에서 영상이 재생됐다. 앞좌석 DVD 플레이어에 영화/콘서트 CD를 넣으면 뒷좌석 승객이 영화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트렁크를 열었더니 좌측 커버 안에 진공청소기가 달려 있었다. 짐을 싣고 다니다 보면 트렁크 바닥이 지저분해 지기 마련. 운전자들 일부는 실내 청결 유지를 위해 휴대용 청소기를 갖고 다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다 싶다.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운전석에는 변속기가 안보여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혼다가 자체 개발한 버튼식 트랜스미션을 적용한 것. 자동변속기여서 운전중 변속기를 만질 필요는 없지만, 기어 변속은 스티어링휠에 부착된 패들시프트로 조작하면 됐다. 최대 10단 기어는 사실 국내 도로 환경에선 과할 정도. 고속도로를 달릴 때 시속 130㎞ 넘지 않는 속도에선 최대 8단까지만 조작이 가능했다. 

국내 판매 미니밴 중 최초 장착된 2열 매직 슬라이드 시트.


2열 시트는 가장 매력적인 공간이면서도 일부 기능은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우선 장점은 좌우측과 앞뒤 슬라이드 기능이 있어 시트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었다. 2열 3명 시트 구성인데 1개 시트는 탈착 가능해 2열 2명 시트로 바꾸는 게 가능했다. 

일반적으로 3열 탑승객이 타고 내릴 때 2열 시트를 접어서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 차는 2열 시트를 옆으로 쭉 밀었더니 3열에서 타고 내리기 여유로운 공간이 나왔다. 3열 시트를 잡아 당겼더니 트렁크 바닥으로 시트가 들어가 뒷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이케아 조립가구를 차에 싣기 아주 좋아 보였다.

다만 2열 시트 등받이 각도는 좁았다. 뒤로 젖혔는데 많이 젖혀지지 않았다. 장거리 여행에서 탑승객이 휴식을 취하려면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시트를 앞뒤로 조정할 수 있는 슬라이드 폭도 좁았다. 앞다리를 쭉 뻗었을 때 조수석과 닿아 불편했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없다는 점도 아쉽다. 카니발처럼 9인승이면 가능한데, 오딧세이는 최대 8인승으로 등록됐다.  

대신 다양한 안전·편의 기능은 2~3명의 아이를 둔 아빠들을 유혹할 만큼 넉넉했다. 운전중 차선을 넘어가면 운전대를 중앙으로 조정시켜 주는 차선유지보조(LKAS)도 있고, 앞서가는 차에 바짝 붙었더니 경보를 울리는 추돌경감제동(CMBS)도 안전한 운전을 도왔다. 

이밖에도 속도 감응형 크루즈컨트롤, 사각지대경보장치 등 옵션으로 별도 구매해야 하는 국산차와 달리 단일 트림에 많은 기능을 넣었다. 

트렁크 진공청소기는 국내 판매 차량 가운데 처음 장착됐다.


편의사양은 동급 최대로 가격은 5790만원이다. 북미 기준으로도 최고급형이 국내 들어왔다고 한다. 고급 기능이 많은 많큼 경쟁모델 시에나보다 차값이 약간 더 비싸다. 

오딧세이는 지난 5년간 수입차 시장에서 부각되지 못했다. 하지만 신차는 고급화 전략으로 어필하고 있다. 한국도요타가 판매중인 시에나가 지난 몇 년새 디자인 변경없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어서 오딧세이로서는 좀더 어필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을 잡은 듯 보인다. 

혼다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오딧세이 고객군을 보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 아이들이 여럿 있는 여유있는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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