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3 시승기 - 이제는 긴장해야 할 시장의 선구자

김학수 2017. 4. 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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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BMW의 순수 전기차 i3를 시승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BMW i3가 출시한 건 제법 오래된 일이고 또 국내에는 REX(레인지 익스텐더) 버전이 아닌 일반 모델만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1회 충전 시 383km를 달리는 쉐보레 볼트 EV가 출시되면서 시장에서의 파괴력도 흐려지고 있는 상태다. 물론 BMW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현재 BMW는 i3의 업데이트와 함께 체급을 올린 i5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봄, BMW i3를 만나 BMW가 제시하는 전기차의 현재를 생각해보았다.

BMW i3는 보닛을 짧게 하고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적재한 전형적인 전기차의 형태를 하고 있다. 4m에 1mm가 부족한 3,999mm의 전장을 시작으로 1,775mm의 전폭과 1,578mm의 전고를 갖췄다. 참고로 휠 베이스는 2,600mm다. 이 수치는 쉐보레 볼트 EV와 비교한다면 휠 베이스를 제외하고는 소폭 작은 수치다. 참고로 BMW i3의 공차중량은 1,300kg으로 전기차로는 가벼운 편이다.
BMW i 브랜드 디자인의 시작

BMW i3의 디자인은 BMW의 전기차 라인업인 i 시리즈의 중요한 요소를 모두 담아내고 이를 소형차라는 그릇에 담아냈다. 새틴 라인을 둘러 그 형상을 완성한 키드니 그릴에 크기를 극도로 줄인 에어 인테이크가 적용된 전면 범퍼를 적용했다. 범퍼의 높이를 높여 전면 디자인의 인상을 강하게 그려낸 것이 독특한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측면은 전기차의 경쟁 요소 중 하나인 실내 공간 확보에 많은 신경을 썼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보닛 앞쪽부터 상승하는 A 필러와 차체 끝까지 길게 이어지는 루프 라인, 그리고 적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가을 세운 트렁크 게이트가 시선을 끈다. 대신 플루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해 스포티한 감각을 살려냈다.

또 도어의 강성을 강화하면서 캐비닛 도어를 적용해 작은 차체에서 승하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구현했으며 트렌디한 감각을 살려냈다. 여기에 제법 스포티하게 꾸며 놓은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을 적용해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i3에는 155/70R 19인치(전륜), 175/60R 19인치(후륜)의 타이어를 적용해 접지 면적을 줄이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을 살렸다.

후면 디자인은 앙증 맞은 장난감을 보는 듯 하다. 트렁크 게이트 천제를 고광택의 패널로 꾸몄고 평면적으로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더해졌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형태는 i8와 비슷하게 구성해 브랜드의 통일성을 부여한 점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참고로 트렁크 게이트에는 i3와 eDrive 엠블럼이 더해졌다.

감성을 자극하는 BMW i3의 실내 공간

BMW i3의 도어를 열고 공간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대시보드 넓게 적용된 우드 패널이 돋보인다. 독한 약품 처리나 염색을 하지 않아 붉은 색이 돌지 않고 나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밝은 색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직물와 재생물질로 구성된 패널이 어우러지며 입체적이면서도 독특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게다가 대시보드가 볼록한 곡선이 아닌 오목하게 패여 있는 형상으로 넓은 공간감과 이색적인 느낌을 완성한다.

디테일하게 살펴보더라도 시각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다. 가로로 길게 적용된 디지털 계기판과 대시보드 상당에 톡 튀어나온 듯한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첨단의 기술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2-스포크 형태의 스티어링 휠과 독특한 형태의 기어 쉬프트 레버 그리고 깔끔하게 구성된 오디오 및 공조 조작부가 i3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고민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실내 공간은 비교적 높은 전고 덕에 전체적인 헤드룸이 넓게 느껴진다. 특히 1열 공간의 경우 넓은 시야와 어우러지며 더욱 넓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다만 시트의 높이와 비교 했을 때 스티어링 휠의 높이가 다소 낮게 느껴지는 점이 있어 이 부분은 향후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참고로 시트는 수동으로 조절하게 되었다.
2열 공간은 나름대로 공간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지만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앉기에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시트의 쿠션감이나 착좌감은 좋은 편이지만 시트가 다소 작고 또 승하차 시에 불편함이 다소 있어 향후 개선 및 후속 모델에서는 2열 공간의 거주성을 조금 더 넓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한편 BMW i3의 트렁크 공간은 260L로 전기 모터를 후륜 쪽에 둔 것치고는 만족스러운 용량을 자랑한다. 참고로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최대 1,100L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보닛 아래에도 추가적인 적재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에 소형차에게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적재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출력과 효율의 균형을 잡은 드라이브 트레인

BMW i3는 후륜 쪽에 125kW급 전기 모터를 장착해 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마력으로 환산한다면 170마력에 이르는 수치인데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로서는 꽤 높은 출력이다. 최대 토크는 25.5kg.m(250n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7.2초 만에 가속할 수 있는 발군의 민첩성도 돋보인다.

BMW i3의 차체 하단에는 18.0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국내 인증 기준으로 132km를 달릴 수 있다. 참고로 급속 충전기를 통해 30분 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으며 완전 충전까지는 세 시간을 필요로 한다.

전기차의 존재감이 짙은 BMW i3

출시한지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BMW i3의 디자인은 아직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높은 벨트 라인이나 마치 인상을 찡그린 듯한 전면 디자인은 괜히 한 번 더 보게 만드는 요소다.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나 전기차다!’라며 힘을 주는 모습인 것 같다. 그래도 분명한 건 BMW의 아이덴티티가 강하게 느껴진다.

도어를 열면 시각적으로 넓은 공간감이 돋보인다. 오목한 대시보드와 면적이 큰 윈도우를 적용한 덕이다. 시트에 몸을 맡기면 시트의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시트의 높이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MPV의 형태를 가진 만큼 운전자의 시야가 다소 높은 점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BMW i3에 적용된 독특한 형태의 기어 레버를 돌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전기차 특유의 매끄럽고 저항감 없는 가속이 돋보인다. 170마력과 25.5kg.m의 출력이 2.0L 급 가솔린 엔진에 버금가는 출력인 만큼 소형차 체격을 가진 i3에게는 넘치는 출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덕분에 BMW i3는 발진부터 가속, 추월 가속까지 거침 없는 모습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존의 내연기관과 다른 전기차 고유의 감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점이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이질감’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러한 감성은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질 수 있는 요소라고는 하지만 과도기와 같은 지금 상황에서는 이러한 감각에 거부감을 느끼는 운전자도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떼는 순간 곧바로 회생 제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관성을 활용해 주행하는 주행 방법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물론 1세대 전기차로 불리는 차량 대부분이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점 역시 전기차가 처음인 운전자에게는 자칫 거부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상당히 경쾌하고 가벼워 도심 주행에서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 특히 후륜을 굴리기 덕에 조향 시에 빠른 회두석을 자랑해 BMW 고유의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도심 속에서는 여느 BMW가 부럽지 않은 즐거운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도심 속에서의 즐거움이었다. 전체적인 주행 감성 부분에서는 속도가 올라 갈수록 운전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커지는 편이다. 혹자는 이를 BMW 고유의 감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높은 전고와 얇은 타이어, 기민하게 반응하는 조향 등이 더해지며 차량의 움직임이 조금만 커지더라도 차량의 움직임이 곧바로 커지는 경우가 잦았다.
끝으로 주행 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BMW i3는 주행 환경에 따라 132km에서 160km 정도 주행이 가능한데 운전자가 주행 패턴을 바꾸더라도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는 보통의 전기차들이 주행 패턴에 따라 주행 거리를 20~30% 가량 늘릴 수 있는 것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었다.

좋은 점: 즐거운 드라이빙 감각과 만족스러운 출력

안좋은 점: 전기차 고유의 이질감이 강하고 쉽게 늘어나지 않는 주행 거리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BMW i3

BMW i3는 BMW 전기차가 그릴 다양한 미래를 담고 있다.

BMW의 전기차 개발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고,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BMW i3 94Ah나 쉐보레 볼트 EV처럼 출력과 주행 거리를 모두 갖춘 전기차 기술이 곧 대중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이런 기술 발전 이전에도 이미 매끄러운 가속감과 친환경성 등 다양한 강점을 자랑한다.

다만 지금 당장의 BMW i3는 전기차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이질감이나 제한적인 주행 거리 그리고 다른 전기차 대비 높은 가격은 분명 BMW i3에게 큰 단점으로 지목된다. 특히 쉐보레 볼트 EV가 주행 거리, 출력 그리고 가격에서도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BMW i3 역시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필요해 보인다.

김학수 (rap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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