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올 뉴 링컨 컨티넨탈, 미국차로 느끼는 독일 세단의 감각

한상기 2017. 2. 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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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올 뉴 컨티넨탈의 하체에서 독일 대형 세단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하체의 세팅만 보면 7시리즈보다 더 탄탄하다. 덩치에 맞지 않게 회전 성능도 좋고, 가속력은 말할 것도 없다. 시원하게 가속하고 깔끔하게 회전한다. 타이어만 봐도 컨티넨탈의 성격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실내의 편의 장비 및 소재도 만족스럽다. 단점으로는 2열 공간의 헤드룸, 엔진 대비 부족한 제동력, 간헐적으로 들리는 잡소리 등이 있다.

링컨 브랜드에서 한동안 잊혀진 이름이 컨티넨탈이다. 작년에 선보인 컨티넨탈은 링컨 브랜드의 새 기함이고 10세대에 해당된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이름이다. 컨티넨탈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한 때는 1939년이고, 50년대 중반에는 잠시 디비전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그리고 마크 II 단종 이후에는 다시 링컨 브랜드로 흡수된 역사가 있다.

컨티넨탈이 판매가 성공적인 차는 아니었다.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그리고 항상 링컨의 기함은 아니었다. 1982년의 컨티넨탈은 당시 링컨 차 중에서는 가장 작았다. 그리고 1988년에는 전통적인 뒷바퀴굴림에서 앞바퀴굴림으로 전환했다.

컨티넨탈은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단종의 조짐이 있었고, 2002년을 끝으로 이름이 사라졌다. 이후 컨티넨탈의 자리는 타운 카와 LS가 대체한다. 타운 카는 전통적인 미국의 풀 사이즈 세단, LS는 좀 더 스포티한 스포츠 세단의 성격이었다. 이 두 차 역시 판매가 신통찮으면서 2009년의 MKS로 대체됐다. 컨티넨탈은 MKS의 후속이라고 할 수 있다. 컨티넨탈은 2015년의 뉴욕 모터쇼에서 양산이 예고된바 있다.

작년에 선보인 컨티넨탈은 15년 만에 이름이 되살아난 셈이다. 그리고 야심차게 선보인 기함답게 많은 기술들이 적용돼 있다. 3개의 알파벳을 사용하는 기존의 링컨 차와는 다르게 새 네이밍도 사용했다. 플랫폼은 토러스, MKZ와 함께 CD4를 공유한다.

외관 디자인은 컨셉트카의 요소가 그대로 반영됐다. 컨셉트카의 웅장한 전면은 호평을 받았는데, 양산형도 마찬가지다.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얼굴이 외관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차 특유의 크롬 트림은 고급스러움을 배가 하는 요소다. 특히 대형 그릴은 클래식한 멋도 풍긴다.

부분 변경된 MKZ처럼 컨티넨탈도 기존의 링컨과는 다른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기존의 링컨은 좌우 분할된 그릴이 디자인의 특징이었는데, 컨티넨탈은 좀 다르다. 컨티넨탈과 MKZ로 링컨의 새 패밀리룩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새 얼굴은 재규어를 많이 연상시킨다. 포드가 약 5년 전부터 애스턴마틴 룩을 채용한 것처럼 링컨도 재규어스러운 디자인을 이어나갈지도 관심사다.

브랜드의 기함답게 차체 사이즈도 크다. 차체 사이즈로 보면 독일 브랜드의 기함과 맞먹는다. 차체 사이즈는 5,115×1,910×1,495mm, 2,994mm인데, 측면과 후면을 보면 차의 크기가 체감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리어 엔드의 디자인은 개성이 떨어져 보인다. 여러 차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다.
20인치 알로이 휠은 컨티넨탈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고, 차체 및 엔진에 딱 맞는 사이즈로 보인다. 타이어도 고성능 제품을 끼웠다. 피렐리 P 제로는 주로 고성능 스포츠카 및 스포츠 세단에 적용되는 타이어다. 타이어를 보면 컨티넨탈의 성격을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타이어 사이즈는 245/40ZR이다.
컨티넨탈은 이곳저곳에서 개성이 있다. 예를 들어 도어 시스템만 해도 다른 차와 약간 다르다. 일단 도어 핸들의 위치가 특색 있다. 컨티넨탈은 도어 핸들이 왼도우 프레임에 붙어 있다. 그래서 얼핏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리고 손을 안쪽에 넣고 살짝만 터치하면 자동으로 도어 록이 해제된다. 안쪽에서 문을 여는 것도 개성 있다. 대부분의 차들은 문을 열 때 레버를 당기면 되는데, 컨티넨탈은 버튼식이다. 따라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여러 번 헛손질을 한다. 도어 포켓의 크기는 넉넉한 편이다. 그리고 미니처럼 키를 소지한 오너가 다가가면 조명으로 바닥에 링컨 엠블렘을 띄운다.
시승차는 리저브 트림인데, 소재나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괜찮다. 소재는 링컨이라는 고급 브랜드의 기함인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이 되는 수준이다. 우드와 금속 트림을 적절히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기어 레버는 버튼식으로 대체했다. 기어 변속 버튼이 모니터 우측에 붙어 있다. 이 역시 통상적인 디자인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헷갈린다. 그리고 P-R-N-D는 폰트가 크기도 하지만 예쁘지가 않다. 엄밀히 보면 다소 촌스러운 폰트이다. 어쨌든 기어 버튼이 모니터 옆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운전대를 잡은 손과는 가깝다.

서라운드 카메라는 컨티넨탈처럼 큰 차에 유용한 장비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뷰도 제공해서 사방을 살피기에 좋다. 모니터 내에는 여러 메뉴가 내장돼 있는데, 이 역시 폰트가 시원시원하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공조장치의 정보가 모니터에 연동이 되지 않는 것은 흠이다. 세부 메뉴에 들어가면 앰비언트 라이트의 색상도 7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기어 레버의 버튼 및 모니터 내 폰트와 달리 공조장치의 버튼은 작다. 버튼은 작은데 인터페이스는 쉽다. 자주 사용하는 바람세기 버튼을 큰 다이얼로 조절할 수 있고, 바람 방향을 바꾸는 버튼도 눈에 쉽게 들어온다. 리저브 트림에도 통풍 시트와 마사지, 운전대 열선 기능이 적용돼 있다.

통상적인 기어 레버 자리에는 수납함이 마련된다. 수납함의 용량이 커서 여러 가지 물건을 담기에 좋고, 덮개의 움직임도 부드럽다. 수납함에는 2개의 USB와 12V 단자가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컵홀더 옆에 있는 길쭉한 수납공간도 유용해 보인다. 컨티넨탈은 묵직한 이동식 재떨이도 마련되는데 실내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

디지털 계기판은 화면을 자기 취향대로 조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WD의 토크 배분을 보면서 다니는 것도 눈요기 거리다. 운전대는 차의 사이즈에 맞게 큰 편이며, 양쪽 스포크에는 다양한 버튼이 마련된다.
2열의 무릎 공간은 그야말로 광활하다. 성인이 앉았을 경우 무릎과 앞시트 사이에 주먹 3개가 들어가고도 남는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충분할 정도다. 이렇게 여유로운 무릎 공간에 비해 머리 위 공간은 이상할 정도로 부족하다. 머리와 천정 사이에 주먹 하나가 아주 꽉 끼게 들어갈 정도다. 이는 아반떼와 비슷한 수준이고, 등받이를 기울여도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한 것을 의식해서 천정도 살짝 팠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2열은 쇼퍼 드리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편의 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 암레스트에서 오디오는 물론 선루프와 블라인드도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송풍구도 가운데는 물론 측면에도 마련돼 있고, 2개의 USB 단자와 110V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니까 실내에는 USB 단자가 4개나 마련된다.
트렁크 용량은 472리터다. 이 역시 차체 사이즈 대비 작은 편이다. 그러니까 2열의 무릎 공간을 최대한 늘리는 대신 트렁크 용량을 줄였다고 할 수 있다. 트렁크는 네모반듯하게 잘 정리돼 있고 양쪽에는 그물이 달린 수납 공간도 마련된다.
엔진은 3.0 V6 트윈 터보와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 출력은 393마력, 최대 토크는 55.3kg.m으로, 2톤이 넘는 차체 중량에도 충분한 힘이다. 이 엔진은 링컨 브랜드 전용으로 개발된 엔진이고, 미국에는 2.7 트윈 터보와 3.7 자연흡기도 판매되고 있다. 최근의 트렌드를 생각할 때 6단 변속기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고급차에 맞게 공회전 정숙성은 좋다. 엔진 소리가 아예 안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공회전 정숙성을 갖추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다. 타이어를 감안하면 주행 중 정숙성도 괜찮다. 기본적으로 방음이 잘 된 차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잡소리는 단점이다. 예를 들어 2열 도어의 스피커 커버에서 잡음이 발생한다.

가속은 시원하게 이어진다. 전 영역에 걸쳐 넉넉한 힘을 느낄 수 있다. 3.0 트윈 터보 엔진의 컨티넨탈로 가속력 부족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대 토크가 3,500 rpm에서 나오지만 실제로는 더 낮은 영역부터 강한 힘이 발휘된다. 100km/h에서 킥 다운 해도 등이 시트에 살짝 붙을 만큼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50, 80, 135, 170km/h이고, 5단으로 230km/h까지 가속된다. 그러니까 가속에 톱 기어까지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6단으로 넘어가도 가속력은 죽지 않고 245km/h까지 어렵지 않게 가속된다. 계기판 기준으로 245km/h에서 제한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0→200km/h까지의 가속 시간은 약 20초인데, 이는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비슷한 것이다.

가속할 때 계기판에 표시되는 앞뒤 토크 배분을 보는 것도 재미다. 급가속 하면 초반에는 앞뒤 액슬에 거의 균등하게 토크가 배분된다. 그리고 100km/h가 넘어가면 조금씩 앞바퀴로 토크가 더 많이 가고, 대략 160km/h부터는 리어 액슬에 약 20% 정도, 240km/h가 넘으면 모든 힘이 프런트 액슬에 전달된다.

변속기에 아쉬운 점은 있다. 6단 변속기가 무난하긴 하지만 성능이 아주 좋다고 하긴 힘들다. 그리고 6단 이상의 다단화 변속기였다면 가속과 연비에서 더 유리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00km/h로 정속 주행하면 회전수는 약 2,000 rpm이다. 393마력의 고급 세단치고는, 그리고 요즘의 다운스피딩 트렌드에 비해 회전수가 높다. 기어비는 가속형에 가까운데 이로 인해 정속 주행 연비는 다소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90km/h로 정속 주행하면 리터당 13~14km, 시속 110km/h에서는 11~12km 사이의 순간 연비가 나온다.

하체의 세팅은 의외이다. 대형 세단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탄탄하게 세팅했다. 기본적으로 댐퍼의 상하 움직임이 적어서 보디의 롤도 최소화 돼 있다. 전통적인 미국 대형차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젊은 감각일 수 있다. 반면 달리기 성능은 스포티하다. 링컨이 젊은 층까지 겨냥하지 않았나 싶다. 포근한 미국 대형 세단의 승차감을 원한다면 뉴 750Li가 더 적당하고, 유럽 감각의 탄탄한 하체를 원하면 컨티넨탈이 더 어울린다.

컨티넨탈은 코너에서 차체 사이즈를 잊을 만큼 날렵하다. 날렵하게 코너를 돌아나가는 실력을 갖췄다. 이정도의 댐핑이라면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 제대로 접지가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컨티넨탈은 시종일관 잘 붙어 있다. P 제로 타이어가 좋기도 하다. 거기다 고속 안정성도 좋다. 구형인 MKS보다 월등히 좋아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달리기 성능 대비 제동력은 모자란 감이 있다.

컨티넨탈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성은 아니다. 눈에 띄는 단점도 명확하게 있다. 하지만 그런 단점을 덮을 정도로 장점이 많다. MKX에 이어 컨티넨탈까지 달라진 링컨 브랜드의 상품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 비하면 링컨 브랜드의 전반적인 상품성이 많이 좋아졌다.

[디지털뉴스국 한상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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