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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자동차 개소세 인하, 누굴 위한 겁니까

최윤신 기자 입력 2015. 09. 11. 05:35 수정 2015. 09. 1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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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개별소비세(개소세) 완화책에 자동차업계가 바쁘다. 개소세 인하분 반영에 추가 프로모션 등을 더해 하반기 자동차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연말까지 자동차와 대형가전제품에 붙는 개별소비세율을 기존 5%에서 3.5%로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소비활성화대책을 확정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올해 메르스 영향 등으로 침체된 내수 소비를 살리기 위해서다.

특히 승용차의 경우 개소세를 기존 2000cc 이상 차종에 대해 10%를 적용하다 올해부터 모든 차급에 5%를 적용하던 상황이어서 수요 진작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차-수입차 차이는?

하지만 이번 개소세 인하정책으로 국산차와 수입차가 얻는 효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비 국산차의 할인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국산차와 수입차가 밝힌 할인 금액을 분석한 결과 국산차의 경우 차량별로 평균 1.8~1.9% 수준의 가격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수입차는 0.8~1.5% 수준에 그쳤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세금을 계산하는 기준인 과세표준이 달라서다. 국산차의 경우 원가와 마진을 포함한 공장도가격 기준으로 개소세를 산정하는 반면 수입차는 수입신고가격에 관세를 적용한 금액을 기준으로 개소세를 부과한다. 수입 이후 딜러사 마진이 붙는 실제 국내 판매가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할인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지엠이 최근 출시한 준대형 세단 쉐보레 임팔라의 경우 실질적으로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생산해 완성차를 수입하기 때문에 할인율은 국산차량에 비해 낮았다. 임팔라의 2.5 LT 트림 기준 할인율은 1.4%로 나타났다.

차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본차는 평균 할인율이 1%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3000만원 중반대 가격인 토요타 '캠리 2.5 가솔린'은 30만원이 할인된 0.9%, 4000만원대의 인피니티 'Q50 2.2d'도 50만원 낮아져 할인율은 1.1%에 불과했다.

다만 수입차의 경우 딜러사에 따라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변수가 있다. 이후 매겨지는 부가가치세의 인하 여지는 없지만 딜러들이 가격경쟁력을 위해 마진을 소폭 축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밖에도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자동차 개소세 인하가 실시됐을 때 대형차보다 준중형차의 판매진작 효과가 컸던 점을 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국산차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개소세 비율이 달라진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2년의 경우 2000cc를 기준으로 개소세가 달랐기 때문에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이 높은 차량은 인하가격도 큰 만큼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개소세 인하 정책 발표에 두팔 벌려 환호하면서도 그 이면에서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소세 인하로 인해 자동차 내수 소비가 높게는 두자릿수대의 판매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추가할인책 동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는 9월 판매조건을 확대하며 경쟁에 돌입했다. 판매조건에서 타 업체에게 밀릴 경우 개소세 인하의 판매진작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현대차는 대부분의 차종에 기본 할인율을 높이고 현대차 보유 고객에겐 쏘나타 하이브리드,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구매 시 50만원을 추가 할인한다. 기아차 역시 차종별로 30만원까지 할인을 확대하고 구매고객에게 추석 귀향비를 지급하는 판매조건을 내걸었다.

한국지엠은 유로5기준의 디젤 모델에 대해 큰 폭의 현금할인을 실시하며 르노삼성은 초저리할부와 '밸류박스' 등 보장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쌍용차도 모델별로 구매고객에 귀성비, 4-트로닉시스템, 여행상품권 등 지원 혜택과 쌍용차 재구매 고객할인 등을 마련했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과다한 할인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개소세 인하기간 최소 두자릿수 이상의 판매 신장이 예상되는 만큼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개소세 인하가 실질적으로 자동차산업 활성화와 내수진작에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정부는 "앞서 지난 2012년 9월부터 연말까지 4개월간 30%의 탄력세율을 적용한 결과 월평균 판매량이 11만 8000여대로 14.4% 판매진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당장에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우선 실질적인 차량 구매 비용이 낮아지므로 많은 차량이 팔릴 것임은 자명하고 이를 통해 자동차회사의 이익이 증가하고 생산라인이 바삐 움직이며 국내총생산(GDP)이 오를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소 많았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정부여당이 단기 성장률을 높여 표심을 얻기 위해 도입한 정책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개소세 인하가 시행되기 직전달인 7월과 끝난 직후인 1, 2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자동차를 살 사람이 올해 자동차를 사게 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근시안적인 정책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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